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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개막…박찬욱·고레에다 황금종려상 낭보 전할까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

[편집자주]

박찬욱(왼쪽),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뉴스1 DB
박찬욱(왼쪽),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뉴스1 DB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칸 영화제는 17일 오후(현지시간, 한국시간 18일 오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성대한 막을 올리고 오는 28일까지 12일간의 여정을 이어간다. 칸 영화제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올해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제73회 영화제가 취소돼 공식 초청작만 발표했고, 2021년 제74회 영화제는 5월이 아닌 7월로 연기됐으며, 약식으로 행사 등을 진행했다. 

올해 칸 영화제가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두고 겨룰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가 두 편이나 진출해서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가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 두 편이 동시에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 이후 5년 만이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 2019년 제72회에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던 만큼, 정상 개최되는 칸 영화제에서 낭보가 들려올지 또 한 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거장들과 함께 스타들도 칸 영화제를 찾는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 출연한 탕웨이와 박해일도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두 배우의 만남 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레드카펫을 밟는 스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브로커'로 호흡을 맞춘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 이주영이 거장과 레드카펫에 선다. '브로커'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이 익명으로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칸 단골'인 송강호가 또 한번 호평을 받을지, 이번 칸을 처음 방문하는 아이유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정재(왼쪽) 정우성/뉴스1 © News1 DB
이정재(왼쪽) 정우성/뉴스1 © News1 DB

절친한 사이인 이정재와 정우성의 '투샷'도 칸 영화제를 빛낼 전망이다. 이들 배우들은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은 '헌트'로 칸 영화제를 찾는다. '헌트'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으며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첩보 액션 드라마로,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이자 이들 배우가 '태양은 없다' 이후 20여년 만에 한 작품에서 만난 영화라는 점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배두나 주연작인 '다음 소희'도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초청받았다. '다음 소희'는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여고생 소희가 겪게 되는 사건과 이에 의문을 품는 여형사 유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도희야'로 칸 영화제를 처음 찾았던 정주리 감독의 신작이다. 배두나는 앞서 '괴물'(2006), '공기인형'(2009), '도희야'(2014)로 세 번이나 칸 레드카펫을 밟은 바 있으나, 올해 '다음 소희'와 '브로커'까지 두 편이나 칸 영화제의 부름을 받았음에도 촬영 일정으로 불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외에도 데이비 추 감독이 연출하고 오광록이 주연을 맡은 영화 '올 더 피플 아일 네버 비'(ALL THE PEOPLE I'LL NEVER BE)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받기도 했다. 이에 올해 칸 영화제는 한국영화가 다수 초청받아 국내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반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은 '유 콜 잇 러브'(1988)와 '아버지의 초상'(2015) '티탄'(2012)로 유명한 프랑스 배우 뱅상 랭동이 맡았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를 비롯해 총 21편의 작품들이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어떤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안을지, 심사위원단은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향방을 가늠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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