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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한동훈 임명 강행에 野 반발…정호영은 미뤘다(종합)

4월13일 '깜짝' 발탁 34일만에 임명 완료…민주당, 해임건의 고려하며 반발
韓, 尹 최측근 중 최측근으로 꼽혀…김현숙도 임명, 정호영은 또 보류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내각 구성에 있어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강하게 반발한 한동훈 전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 지난 4월13일 '깜짝' 발탁한 지 34일만이다. 민주당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국은 또다시 냉각기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은 보류했다. 정 후보자는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교육부를 제외하고 마지막 남은 장관 후보자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한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 장관과 함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임명했다. 이로써 전체 18개 부처 중 보건복지부(정호영)와 교육부(공석)를 제외한 16개 부처 장관 인선이 완료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전날(16일)까지 다시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으나, 국회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의 경우 지난 13일이 재송부 기한이었으나 마찬가지로 국회는 응하지 않았다. 국회가 재송부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기한 다음날부터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은 한 장관 임명 강행 움직임에 해임 건의 가능성을 시사하며 반발했는데, 실제 임명이 이뤄지면서 반발 수위는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법무부장관을 지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 장관 임명 강행을 겨냥한 듯 "거침이 없다"며 "불통과 독주가 만나 어떤 변주곡이 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막아내야 하지 않을까"라며 "어제 야당 의원들과 악수는 그냥 보여주기"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한 장관 임명 강행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처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장관 인선이 완료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에서 윤 대통령이 어떤 정치적 묘수를 발휘할지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민주당이 총리 인준과 정 후보자 임명에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정 후보자 지명 철회 카드로 총리 인준안을 챙기는 것이 첫 번째 선택지라면, 민주당이 두 사람 모두 반대 입장을 거두지 않을 경우 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며 총리 인준에도 물러서지 않는, 이른바 맞불 전략이 두 번째 선택지다. 그러나 무엇 하나 정국 안정을 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4.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4.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한 장관은 지난 15일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고 "(검사)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글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자기 편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권력으로부터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별의별 린치를 당했지만 팩트와 상식을 무기로 싸웠고, 결국 그 허구성과 실체가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자타공인 '윤석열맨'이다. 대통령실과 내각 인사를 다 고려했을 때 한 장관만큼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1973년 서울생으로 현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만 22세 때인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27기로 수료한 후 서울중앙지검에 검사로 임관했다. 지역 순환 보직에 따라 부산지검에서 잠시 근무한 것을 제외하면 청와대와 법무부, 대검, 서울중앙지검에서만 일한 '특수통' 엘리트 검사다.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 LL.M 과정을 졸업하고 2006년 연구관으로 복귀했는 데, 이때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대검 중수부 선임연구관으로 한 장관과 함께 일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수 수사 전담 부서인 3차장 검사, 검찰총장 시절엔 반부패강력부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한 후보자를 지명하며 "20여년간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고 수사와 재판, 검찰 제도, 법무행정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왔다"며 "앞으로 법무행정의 현대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사법시스템을 정립할 적임자로 판단했다"라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한 후보자를 내정한 게 파격이란 평가가 나오는데 어떤 역할을 기대하나'라는 질문에 윤 당선인은 "절대 파격 인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수사와 재판 같은 법 집행 분야뿐 아니라 법무행정, 검찰에서의 여러가지 기획 업무 등을 통해서 법무행정을 담당할 최적임자라 판단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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