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오전 KTX 특별열차에 올라 기념사를 살피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5.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기념사를 직접 여러 차례 고쳐쓰면서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핵심 문구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윤 대통령의 기념사 초안 및 '퇴고' 사진에는 "저는 오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 "광주의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갈 것을 약속", "올해 초 여러분께 손편지를 통해 전했던 그 마음 변치 않을 것" 등의 언급이 담겨 있다.
'열어갈 것을 약속' 앞에는 윤 대통령이 파란색 펜으로 직접 '멋지게'라는 단어를 추가해 놓았다.
윤 대통령은 또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이라며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는 문장도 파란색 펜으로 직접 추가해 놓았다.
윤 대통령은 초안을 고치면서 7차례나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고 한다.
한편 대통령의 기념사 원고가 초안의 형태로라도 사전에 공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보도된 대통령의 기념사 작성 장면 사진과 기념사 초안 및 첨삭 사진은 '대통령실 관계자'가 제공한 것으로 돼 있다.
통상 대통령의 기념사 원고가 출입기자단에도 기념사 직전까지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안 사고'가 터진 셈이다.
특히 사진 촬영이 금지된 '절대 보안 구역'인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 대통령의 기념사 원고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된 것으로 보여 사안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대통령실 직원들은 휴대전화의 사진 촬영과 녹음 기능을 제한하는 '보안 애플리케이션(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대통령실 직원 누군가가 이 앱을 설치하지 않은 휴대전화로 대통령의 기념사 초안을 촬영해 유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안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며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