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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여윳돈 1.7兆 확보…非조선 신사업 M&A 성큼

무산된 대우조선 인수 자금에 블록딜로 1821억 추가 확보
'인수합병 불사' 외쳤던 수소연료전지 개발 관련 M&A 관측

[편집자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에서 개최된 현대중공업그룹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그룹의 미래비전인 'Future Builder'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뉴스1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에서 개최된 현대중공업그룹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그룹의 미래비전인 'Future Builder'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뉴스1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자회사 현대중공업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하며 신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을 추가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확보했던 현금 1조5000억원에 이번 주식 처분액을 합치면 여유자금은 약 1조7000원에 달한다.

고체 산화물(SOFC) 수소 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설 의지도 내비쳤던 만큼 M&A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조선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7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현대중공업 주식 150만9000주(1.7%)를 총 1821억원에 매각했다.  

이번 매각으로 한국조선해양의 현대중공업 지분율은 79.72%에서 78.02%로 1.70%포인트 낮아졌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신사업 관련 M&A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 "유동성 확대를 통한 거래활성화와 신사업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여유 자금은 풍부한 편이다.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되면서 준비해둔 1조5000억원이 여윳돈으로 남아있다. 이번 블록딜을 통해 확보한 1821억원을 합하면 여유자금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현금 유동성도 양호하다.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별도기준)은 1조3265억원이다.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자산도 4905억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이) 거래활성화를 명분으로 M&A를 위한 실탄을 장착한 것"이라며 "유동성이 좋고 1조7000억원의 현금을 모두 활용한다면 대규모 M&A까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오너 3세'인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사장은 로보틱스, 바이오, 그린에너지 등 비(非)조선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고체 산화물(SOFC) 수소 연료전지 개발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꼽은 만큼 이른 시일 내에 M&A가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SOFC 기술을 확보한 기업을 대상으로 M&A와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1821억원만으로도 SOFC 기술 확보를 위한 M&A는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한국조선해양의 숙원사업인 만큼 필요하다면 인수합병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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