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동성애 남편과 이혼 후…고독사 시부 장례 치러준 며느리

"아들과 절교했어도 내겐 다정했던 시아버지"
이혼 5년 만에 비보 듣고 고민끝 마지막 예의

[편집자주]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br /><br />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독사하신 전 시아버지 장례를 제가 치러 드려야 하나요?"라는 글이 올라와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을 40대 중반 평범한 돌싱녀라고 소개하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31세에 결혼해 10년 동안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했지만 남편이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39세 되던 해 명절에 시아버님이 계시는 자리에서 남편과 2세 계획을 얘기하던 도중 남편은 충격적으로 동성애자라는 고백을 했고, 1년 동안의 설득에도 남편의 마음을 돌릴 수 없어 결국 40세에 이혼을 했다.

동성애 고백 이후 전 남편은 시아버지와 연을 끊다시피 했는데 그 와중에 시아버지는 중풍에 걸려 A씨가 한동안 병시중을 했다. A씨는 시아버지의 간호를 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예전부터 늘 다정했던 시아버지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이혼이 확정되던 날, A씨는 시아버지에게 "이제 아들이랑 호적상으로도 남남이 되었고, 오늘이 제가 돌봐 드리는 마지막 날"이라며 시아버지와도 관계를 정리했다. 

5년 후 A씨는 한 청소업체로부터 연락을 받게 됐는데, 업체 측은 "고독사한 노인의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연락처가 아들과 며느리 2개뿐이어서 연락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한테 먼저 연락했더니 아들은 시신 인수를 거부해서 며느리한테 전화를 드렸다"며 "현장에 와서 찾아가실 유품이 있으면 챙기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A씨는 커뮤니티에 "제가 시아버님 장례를 치러 드려야 할까요?"하고 고민을 올린 것이다.

누리꾼들은 이 글을 보고 "제목만 보고 무슨 멍청한 소리인가 했는데, 글을 보니 인간 된 도리로서 장례비가 크게 부담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장례를 치러 드려도 좋을 것 같다", "덕 쌓으시면 언젠간 돌려받으실 거예요. 저라면 장례 치러 드리겠어요"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해당 글은 3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작성자 A씨는 누리꾼들의 조언대로 "전 시아버지의 장례를 치러 드리기로 결정했다"고 추가 소식을 전했다. 이어 "제가 외면하면 시아버지가 저 세상에서도 계속 울고 계실 것 같다"면서, 잘 모르는 사람의 일에 힘을 모아 애도해준 누리꾼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