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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정상회의 견제 나선 中… 시진핑 "자의적 제재는 재앙"

우크라 관련 대러 제재 및 한미 등 독자 대북제재 겨냥 관측

[편집자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중국 당국이 이달 말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 등 서방국가들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반기를 들었다.

시 주석은 22일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제재는 부메랑이자 양날의 검"이라며 "자의적 제재는 자신을 해칠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에 재앙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예로 들어 "힘의 지위를 맹신해 군사동맹을 확장하거나 다른 나라의 희생으로 자신의 안전을 모색한다면 안보는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 원인이 나토의 '동진'(東進)에 있다는 인식에 기초한 것이다. 동시에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정상회의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에 앞서 '선공'(先攻)을 취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나토 정상들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새 '전략개념'을 마련할 예정. 여기엔 '중국의 도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에 관한 사항이 들어갈 전망이다. 나토가 '전략개념'을 갱신하는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우리 정상으로선 처음 나토정상회의에 초청된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위협을 저지하기 위한 유럽 우방국들과의 공조 대응방안 또한 모색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은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에 따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불발된 뒤 북한에 독자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상황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의 이번 "자의적 제재는 재앙" 발언엔 한미 등의 독자 대북제재 관련 논의를 염두에 둔 측면도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 북한의 주요 우방국인 중국·러시아는 올해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안보리 결의 위반행위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오히려 미국에 돌리며 '제재 무용론'을 펴왔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북한·중국·러시아가 '한 배'를 탄 듯한 모습을 보이는 현 상황을 '신(新)냉전' 구도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선 시 주석이 올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수습 등 내치에 집중하고 있단 이유로 미국 등 서방에 대한 견제성 발언을 하긴 했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중국 당 대회에선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중국의 현재 입장은 말만 하고 행동에는 나서지 않는 '나토'(NATO·No Action Talking Only)라고 볼 수 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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