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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침공 4개월 만에 우크라 'EU 후보국' 됐다…젤렌스키 "역사적인 날"(종합2보)

우크라·몰도바, 후보국 지위 부여받아…조지아는 보류

[편집자주]

러시아군이 떠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국기가 게양돼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러시아군이 떠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국기가 게양돼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4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EU 회원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EU 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EU 회원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전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이보다 더 좋은 희망의 신호는 없을 것"이라면서 "오늘 우리가 내린 결정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EU와 우크라이나, 몰도바, 조지아 모두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U는 외부 위협에 맞서 단결하고 강하다는 것을 세계에 다시 한 번 보여주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EU를 강화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측은 즉각 환영의 인사를 표하며 EU 집행위의 이같은 결정이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게 된 것에 대해 "독특하고도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EU와 함께 한다"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위해 120일 동안, 그리고 30년 동안 기다려왔다"면서 "우리는 승전 후와 국가 재건 이후 그리고 EU를 가입한 이후가 돼서야 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27개국 정상들에게 보낸 별도의 서한을 통해서도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결정은 "새로운 역사의 출발"이라면서 "오늘을 위해 우리는 30년을 기다렸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2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중앙)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입 신청서에 서명을 하고 데니스 슈미갈(우) 총리와 루슬란 스테판척 의회의장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2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중앙)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입 신청서에 서명을 하고 데니스 슈미갈(우) 총리와 루슬란 스테판척 의회의장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오늘의 결정은 우리가 함께 걸을 긴 여정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EU와 함께 있다. 우리는 평화를 지지한다. 우크라이나는 승리할 것이고 유럽도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패전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EU를 가입하기 위해서 우크라이나에는 깊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포돌랴크는 "어려운 길이 앞에 놓여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우리는 문명의 일부라는 점"이라면서 "'좀비랜드(러시아)'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도 EU의 이번 결정을 "역사적인 날"이라면서도 "우리 앞에는 많은 노력과 노력이 요구되는 험난한 길이 놓였다"고 입장을 냈다.

산두 대통령이 우려를 나타낸 이유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가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 받았다고 해도 실제 회원국이 되기까지 오랜 협상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의 경우 가입 신청부터 회원국이 되기까지 10년이 걸렸고 현재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외 터키,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알바니아 등 5개국이 EU 후보국 명단에 올라 있다. 

AFP통신은 "옛 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몰도바가 주요 개혁과 장기간 협상이 요구되는 수년 간의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몰도바와는 달리 조지아는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지 못했다. EU 정상들은 조지아의 정치 양극화, 언론 자유 그리고 사법·선거 개혁을 요구하면서 조건이 충족될 경우 지위가 재검토될 수 있다고 했다. 

살로메 주라비쉬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우리는 EU 후보 지위를 얻기 위해 앞으로 몇 달 동안 결의를 갖고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직후인 지난 2월 EU 가입 신청서를 들고 있는 사진을 SNS에 게재하면서 EU 가입을 즉시 승인해 달라고 촉구했다.

조지아와 몰도바도 즉시 뒤따랐다. 지난해 조지아 정부는 2024년쯤 EU 가입을 신청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청 방침을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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