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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교체 실패+줄부상…여자 배구, 수치스런 VNL 12전 전패

김연경‧양효진 은퇴한 세자르호, 승점 0점 마무리
이정철 해설위원 "기본기 부족이 부른 참사"

[편집자주]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를 당한 한국. (VNL 공식홈페이지 캡처) © 뉴스1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를 당한 한국. (VNL 공식홈페이지 캡처) © 뉴스1

불과 1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4강까지 진출하며 깊은 울림을 줬던 여자 배구 대표팀이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라는 수치스런 성적표를 남겼다. 세대 교체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결과다.

한국은 지난 3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VNL 예선 최종 12차전에서 중국에 1-3(13-25 25-19 19-25 24-26)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12전 전패, 승점 0점으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12경기에서 36세트를 내주는 동안 단 3세트 획득에 그쳤다.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된 VNL에서 전패를 당하고 승점 0점에 그친 팀은 한국이 처음이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미 대표팀을 향한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 배구의 기둥 역할을 한 김연경(흥국생명)을 비롯해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등이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치르는 첫 대회였기 때문이다. 

김희진(IBK기업은행), 박정아(도로공사) 등 기존 멤버들이 일부 남았지만 전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떨어져 보인 게 사실이다. 

이정철 해설위원은 "대표팀 선수들의 부족한 기본기가 여실히 드러난 대회였다. 리시브와 토스 등에서 작은 실수들이 겹치면서 원하는 배구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이지 않는 실수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특히 공격에서 범실이 반복해서 나왔다. 부족했던 부분을 세심하게 분석하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대로 조직력을 담금질할 시간도 부족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스페인) 감독은 겸임 중인 바키프방크(터키) 코치직을 수행하느라 VNL 대회 출국을 이틀 앞두고 선수단에 합류했다.

여기에 초반부터 부상 악재도 발생했다. 노란(KGC인삼공사)은 아킬레스건 파열, 이선우(KGC인삼공사)도 발목 인대 부분 파열로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황민경(현대건설), 정호영(KGC인삼공사)도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세대교체 과정이지만 충격적인 결과"라며 "자칫 잘못하면 남자 배구처럼 여자 배구도 올림픽 진출이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악의 결과로 바닥을 찍은 한국은 오는 9월 네덜란드 폴란드에서 펄쳐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미니카공화국, 터키, 폴란드, 태국, 크로아티아를 차례로 상대한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반등에 실패하면 한국 여자 배구는 세계 무대에서 자리를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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