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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도 가고 싶을걸?…캐나다부터 제주까지 '고래 관측 투어'

캐나다에선 관광 수익으로 보호 기금을 조성
호주·필리핀서 고래와 스노클링을…제주에서 매일 돌고래 본다

[편집자주]

웨일루트5©Bonjour Québec© 뉴스1
웨일루트5©Bonjour Québec© 뉴스1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그야말로 '대박'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 속 대사는 물론 패션 아이템이나 여행지가 크게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매회 등장하는 고래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증가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역)가 고래를 무척 좋아할뿐만 아니라 고래는 그가 외부와 소통하는 실마리로 그려지고 있어서다.

매회 등장하는 고래들을 한 번쯤은 만나고 싶다면 망망대해 속 고래를 관측할 수 있는 전 세계 여행지들을 주목하자. 6일 뉴스1이 취재한 내용을 취합해 캐나다부터 제주까지 흥미로운 '고래 관측 투어'들을 소개한다.  
 
참고로 배를 타고 즐기는 '고래 관측 투어'는 고래 보호와 공존한다.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에서 제안하는 준수사항에 따라 고래 개체에 따라 근접을 제한한다. 관측 시엔 고래가 가까이 와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것은 금물이다. 고래가 놀랄 수 있는 갑작스러운 행동은 금해야 한다. 

높이 뛰어오르는 범고래. 북태평양을 마주하고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북미 최고의 고래 관찰 투어 명소다(Destination BC 제공)© 뉴스1
높이 뛰어오르는 범고래. 북태평양을 마주하고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북미 최고의 고래 관찰 투어 명소다(Destination BC 제공)© 뉴스1
 
◇ 고래 보호와 관광을 함께하는 캐나다 

캐나다에서는 무분별한 사냥으로 위기에 처했던 고래의 종 다양성을 높이고 개체 수를 회복하기 위해 보전 관광의 방법으로 균형을 잡아간다. '고래 관측 투어'는 적절한 규제를 둔다. 관광객에게 다양한 교육을 제공해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광 수익으로는 보호 기금을 조성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 퀘벡주, 마니토바주, 뉴펀들랜드주, 뉴브런즈윅주, 노바스코샤주 등 캐나다의 해안에서는 30종 이상의 고래가 관찰되는데 여름이면 고래 관찰 성공 확률이 99%에 이르고 10월까지도 고래 관찰을 할 수 있다. 

'고래 관찰 투어'는 보통 2시간 30분~3시간 정도 진행한다. 요금은 성인 기준 1인당 100~130캐나다 달러(약 10만800~13만1000원) 내외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섬 해안가에 가면 범고래는 흔히 관찰된다. 밴쿠버섬에서 '고래 관찰 투어'를 하려면 주도인 빅토리아 해안과 서핑으로 유명한 토피노로 가면 된다. 토피노는 2만2000여 마리의 '태평양 수염회색고래'가 도착하는 3월부터 10월까지 고래 관찰이 가능해서 캐나다의 어느 곳보다 길게 고래 관찰을 할 수 있다.

이 지역에는 86마리(2021년 3월 기준)의 범고래가 있어서 개체수 보존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범고래의 주 먹이인 치누크 연어를 증식하고 관광 보트의 근접을 제한하고 있다. 

캐나다 태평양 해역에서는 관광보트가 범고래로부터 200m 거리를 지켜야하지만, 브리티시컬럼비 연안에서는 2021년부터 더 엄격하게 400m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웨일루트에서 관측된 혹등고래(Bonjour Québec 제공)© 뉴스1
웨일루트에서 관측된 혹등고래(Bonjour Québec 제공)© 뉴스1

퀘벡주 웨일루트에선 우영우가 변호사를 그만두려 했을 때 다시 용기를 북돋아 준 혹등고래(대회의실에 걸린 대형 고래 사진)를 포함해 벨루가, 대왕고래 등 13종의 고래를 볼 수 있다. 고래 관찰 시시기는 5~10월 사이인데, 8~9월엔 거의 예외 없이 고래를 볼 수 있다. 

휴가가 길지 않다면 캐나다인들의 '고래 관찰 1번지'인 '타두삭'을 추천한다. 퀘벡 시티에서 차로 3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타두삭은 세인트로렌스강의 바닷물과 사기네이강의
 
민물이 만나고 3개의 해류가 섞이는 지점이라서 고래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풍부하고 피오르 지형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이다. 

게다가 '대왕고래'로 더 알려진 '흰긴수염고래'를 해안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드문 장소이다. 대왕고래는 성체의 경우 몸통의 길이가 30m 이상이고, 무게도 무려 200여 톤(t)에 달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체다.

또 반달 모양의 타두삭 만은 북극해를 회유하는 벨루가(흰고래)가 지나는 길목이라서 일년 내내 벨루가를 볼 수 있다.

타두삭에는 다양한 형태의 고래 관찰 크루즈가 운행된다. 규모가 작은 조디악 고무보트에 탑승하거나 스스로 노를 젓는 카약을 타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고래를 관찰할 수 있다.

고래 관찰 시기에만 개관하는 '해양포유동물해설센터'에 방문하면 13m가 넘는 고래 뼈, 울음소리 등 고래의 생물학적 특징을 배울 수 있으며 영상과 게임 등 멀티미디어 자료도 풍부하다.

호주 퀸즐랜드주 남동쪽에 자리한 허비 베이의 고래 관측 투어(퀸즈랜드주 관광청 제공)© 뉴스1
호주 퀸즐랜드주 남동쪽에 자리한 허비 베이의 고래 관측 투어(퀸즈랜드주 관광청 제공)© 뉴스1
 
◇ 호주에서 5~11월에 볼 수 있는 고래가 45종 
 
호주 해안선 곳곳에서는 매년 이동하는 여러 종류의 고래들을 관찰할 기회가 많다.호주 바다에서 발견되는 고래와 돌고래는 그 종류만 45종이나 된다.

남반구의 겨울을 포함한 5~11월에는 새끼를 낳기 위해 남극에서 따뜻한 호주 바다로 이동하는 고래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브리즈번'에선 우영우 최애 혹등 고래랑 같이 수영할 수 있다. 매년 3만마리가 넘는 혹등 고래는 남극을 출발해 호주 이스트 코스트를 따라 퀸즈랜드의 따뜻한 바다를 찾아 올라온다.

호주는 혹등 고래와 함께 수영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인데 7월에서 10월 사이에 배를 타고 대양으로 나가면 거대하지만 온순한 성격의 고래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수컷이 부르는 구애의 노랫소리를 듣거나 고래가 물살을 가르며 헤엄칠 때 바닷속에서 직접 느껴 보고 배로 돌아와서는 뱃머리에서 물줄기를 뿜어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남방긴수염고래(남호주 관광청 제공)© 뉴스1
남방긴수염고래(남호주 관광청 제공)© 뉴스1

서호주의 남해안은 고래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혹등 고래와 남방긴수염고래는 6월 초부터 오거스타의 플린더스 베이(Flinders Bay)에 출몰한다. 9월에는 던스보로의 지오그라프 베이(Geographe Bay)에서 희귀한 흰긴수염고래와 새끼 고래들이 큰돌고래와 어울리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호주의 수도는 캔버라이지만, 돌고래의 수도는 '시드니'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150km 떨어진 포트 스티븐스 지역에는 큰돌고래가 140마리 이상 서식하고 있어 호주의 '돌고래 수도'라고도 불린다. 해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돌고래 떼를 쉽게 볼 수 있어 돌고래와 수영하기가 이 지역의 큰 매력 중 하나다.  
 
멜버른 남쪽으로 차로 1시간 반 거리에 자리한 필립 아일랜드에선 고래와 돌고래는 물론 펭귄과 물개를 만날 수 있다. 애들레이드 남쪽으로 80km 떨어진 빅터 하버에서도 남방긴수염고래를 보는 투어를 운영한다.
   
고래상어와 함께 헤엄치는 체험이 가능한 오슬롭투어. 필리핀관광청 제공
고래상어와 함께 헤엄치는 체험이 가능한 오슬롭투어. 필리핀관광청 제공

◇ 필리핀에선 고래와 춤을?

세부가 다른 동남아 도시들과 달리 강점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고래상어와 교감할 수 있는 '오슬롭 투어'가 발달한 덕이다.

오슬롭 투어는 고래상어와 함께 사진을 찍고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겁이 많고 물을 무서워하더라도 현지 전문가의 동행 아래 진행됨으로 어린이들 또한 즐길 수 있다.

오슬롭 투어 후 세부의 멋있는 자연경관을 밤낮없이 즐기고 싶다면 '바디안 아일랜드 웰니스 리조트'에서 머물러 보자. 대자연 속 한적한 여유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필리핀의 상류층들이 떠나는 비밀스러운 휴양지인 '레가스피'에서도 고래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레가스피는 마닐라에서 국내선을 이용해 50분정도 소요되는 비콜 지역에 자리한 곳으로 현지인들은 이곳을 마닐라, 세부, 보라카이를 합쳐 놓은 분위기라고도 말한다.

레가스피의 매력은 이곳에서만 가능한 환상적인 체험들이 있기 때문이다. 청정해역에서는 지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인 고래상어와 함께하는 스노클링, 부탄딩은 레가스피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물놀이 다음으로 산 속에서 스릴 넘치는 액티비티도 가능하다. 울퉁불퉁한 마욘화산에서 즐기는 ATV와 집라인은 짜릿하다.  
 
디스커버 제주에서 운영하는 제주 야생돌고래 탐사© News1 윤슬빈 기자
디스커버 제주에서 운영하는 제주 야생돌고래 탐사© News1 윤슬빈 기자
남방 큰 돌고래© News1 윤슬빈 기자
남방 큰 돌고래© News1 윤슬빈 기자

◇ 제주도 방언으로 '수애기' 만나는 '제주 야생돌고래 탐사'

바다에서 돌고래를 직접 본다는 것은 육지사람에게는 신비이지만, 제주도 해안가 주민들에겐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수영하거나 배 타고 조업 중에 만나던 오래된 친구들이다. 해안 주변으로 돌고래는 거의 매일 같이 출몰한다.

제주 야생 돌고래 탐사는 서귀포 대정읍 동일리 포구에서 파도가 높지 않는 날이면 매일 총 8회 진행한다. 

탐사에 이용하는 선박은 낚시 레저용 고무보트로 수용 가능 인원이 최대 12명이다. 페리를 예상했던 이들에겐 배가 생각보다 작아 보일 수 있다. 겁이 많은 어른이나 아이들은 주춤하거나 돌아서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그러나 뒤집힐 위험이 없고, 해안가에 있는 돌고래를 가장 가까이 보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평생을 배를 몰아온 토박이 선장님이 직접 운전한다.

탐사에 앞서 돌고래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고 안전 지침을 일러주는 간단한 교육이 있다. 제주 바다에서 만나게 될 돌고래는 제주 방언으로 '수애기'인 '남방 큰 돌고개'다. 길이가 무려 2.7m 몸무게 230kg까지 자라는 돌고래는 멸종 위기종으로 등록됐다. 현재 제주에서 약 110여 마리가 서식하는 걸로 추정된다.

돌고래 탐사 초반엔 야생 돌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소리를 낼 수 없었지만, 선장이 돌고래가 사람들의 호응에 더욱 반응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큰소리를 내지 않은 선에선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돌고래는 배가 보이면 도망치기 보다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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