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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LFP 개발로 中 배터리 '맞대응'

中배터리, '韓주력' 삼원계 생산하고 LFP 에너지밀도 높여 세계 시장 공략
완성차업계 수요도 높아…"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중저가 전기차 수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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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본사 전경(바스프 제공). © News1 문창석 기자
CATL 본사 전경(바스프 제공). © News1 문창석 기자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그동안 외면해왔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생산에 나섰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의 주력 제품인 삼원계 배터리 시장에 도전하는 데다 LFP 배터리에 관한 시장의 수요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내년 중국의 난징 공장을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 2024년 미국 미시간 공장에도 LFP라인을 신설해 LFP 제품군을 갖출 예정이다. SK온 역시 LFP 셀 개발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의 주력 제품이다. 생산비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지만 에너지밀도가 낮고 주행거리가 짧다.

한국 배터리업체들은 LFP 배터리 대신 에너지밀도가 높고 주행거리가 긴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한국 업체들은 삼원계, 중국 업체들은 LFP로 주력 제품이 나뉘어 있던 상황에서 최근 CATL이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하면서 한국 업체들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한계로 꼽혔던 LFP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도 기술 개발을 통해 개선되고 있다. CATL, 신왕다, EVE 등 중국 3사는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높은 LMFP(리튬인산철+망간) 배터리 샘플을 완성차업체에 보내 테스트를 하고 있다. LFP 배터리에 망간을 추가하면 LFP 배터리보다 가격이 오르지만 NCM 배터리보다는 여전히 저렴하다.

CATL은 LMFP 배터리와 별개로,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높고 NCM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한 M3P 배터리도 생산하고 있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 700㎞가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FP 배터리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67GWh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성장했다. 반면 니켈코발트계 배터리 수요는 53% 증가했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주요 양극재 가격 상승으로 배터리, 전기차 가격이 연쇄적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완성차업체 포드도 LFP 배터리 도입을 선언했고, LFP를 도입한 테슬라(모델3)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34.9%)보다 10%p 가까이 줄어든 25.8%를 기록한 반면 CATL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8.6%에서 34.8%로 늘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의 LFP 배터리 개발은 중저가형 전기차까지 완성차들의 수요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 개발, 생산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것"이라며 "완성차업계에서 LFP 배터리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LG엔솔은 LFP 배터리를 생산하더라도 전기차용이 아닌 ESS(에너지 저장장치)용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삼원계 배터리에서 망간의 비중을 높인 하이망간 배터리로 중저가용 전기차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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