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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백년 역사' 제주 횟집거리 원조…사시사철 싱싱한 '횟감' 가득

[오감만족 제주Ⅱ]②서부두 명품횟집거리
도내 첫 음식 특화거리…3대째 가업 잇는 노포도

[편집자주] 제주의 '골목과 시장'이 변했다. 조용했던 거리가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고 볼거리가 늘면서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거리들과 맞닿아 있는 전통시장(상점가)도 옛 정취에 문화, 예술이 더해지면서 이색적인 즐거움을 준다. 제주여행에서 그냥 지나치면 아쉬움이 남는 골목길·전통시장을 소개한다.

제주시 건입동 탑동해변을 걷다보면 '제주항 서부두 방파제'를 만난다. 이곳 150m 거리에는 횟집 20여개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2022.8.16/뉴스1
제주시 건입동 탑동해변을 걷다보면 '제주항 서부두 방파제'를 만난다. 이곳 150m 거리에는 횟집 20여개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2022.8.16/뉴스1

제주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사시사철 바다에서 싱싱한 '횟감'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그런 덕분에 제주에서는 일찍이 생선회가 발달했다. 제주에는 독특한 음식문화가 있고, 먹거리도 많지만 '생선회'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우리나라가 세계 7대 양식업 강국으로 성장한 지금이야 양식으로 횟감으로 쓰일 어종을 지천으로 구할 수 있지만 1960~70년대에는 직접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거쳐야 했다.

실제 흔한 횟감 중 하나인 광어가 제주에서 양식에 성공한 때가 1986년이다.

제주시 건입동 탑동해변을 걷다보면 '제주항 서부두 방파제'를 만난다. 이곳 150m 거리에는 횟집 20여개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횟집마다 설치한 수족관에는 싱싱한 활어들이 가득하다.

'서부두 명품횟집거리'다. 사시사철 싱싱한 활어회를 맛 볼 수 있는 이 거리의 역사는 '반 백년'이 넘는다. 전통을 이어온 전국의 먹거리 명소들이 각종 도시개발 등에 밀려 사라지거나 퇴보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서부두명품횟집거리는 1965년 야외 좌판으로 시작해 1969년 '용궁미락'이 최초 영업허가를 받은 뒤 한 블럭안에 7개의 점포가 문을 열면서 횟집거리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거리 입구에 2008년 특화거리 지정 당시 영업중이던 18개 점포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조형물.2022.8.16/뉴스1
서부두명품횟집거리는 1965년 야외 좌판으로 시작해 1969년 '용궁미락'이 최초 영업허가를 받은 뒤 한 블럭안에 7개의 점포가 문을 열면서 횟집거리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거리 입구에 2008년 특화거리 지정 당시 영업중이던 18개 점포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조형물.2022.8.16/뉴스1

1965년 야외 좌판으로 시작해 1969년 '용궁미락'이 최초 영업허가를 받은 뒤 한 블럭안에 7개의 점포가 문을 열면서 횟집거리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횟집들이 하나 둘 생겨나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98년 16개 업소가 모여 서부두 상가 번영회를 결성했으며, 2008년 서부두 명품횟집거리로 지정됐다. 제주에서 음식 특화거리가 지정된 것도 이곳이 처음이다.

이 곳이 음식 특화거리로 지정된데는 횟집 사장님들의 노력의 결과다. 당시 서부두횟집거리번영회에 속한 18개 횟집들이 활어회 가격을 10% 내리고 수산물 원산지별 가격표시와 친절운동에 앞장서자 이 곳을 명품횟집거리로 선포하게 됐다.

역사가 오랜 된 만큼 횟집들의 업력도 상당하다. 20년은 기본이고, 50년이 넘는 노포도 있다. 어느 가게는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서부두명품횟집거리에 설치된 조형물. 왼쪽 옥돔모양의 조형물이 2008년 특화거리 지정 당시 세워진 것이다. 2022.8.16/뉴스1 
서부두명품횟집거리에 설치된 조형물. 왼쪽 옥돔모양의 조형물이 2008년 특화거리 지정 당시 세워진 것이다. 2022.8.16/뉴스1 

횟집거리가 형성된지 50년이 지났지만 명성은 여전하다. 유명 연예인은 물론 대통령도 찾았던 횟집도 이 곳에 있다. 해질녘 이곳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먹는 회는 일품이다.

횟집거리라 해서 횟집만 있는 것은 아니다. 흑돼지구이 전문점과 와인전문점도 횟집 사이에 자리해 있다.

서부두 명품횟집거리는 제주시 원도심에 인접해 있다. 조그만 걸어가면 제주목관아와 삼성혈 등 제주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김만덕 기념관 전경. 2022.8.16/뉴스1
 김만덕 기념관 전경. 2022.8.16/뉴스1

특히 조선시대 나눔과 베풂을 몸소 실천해 대표적인 의인의 표상이 된 김만덕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대한민국 최초의 나눔문화전시관인 '김만덕기념관'은 한번쯤 방문할 만 하다.

'걷기'도 좋은 선택이다. 서부두명품횟집거리에서 라마다호텔까지 탑동해변에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여유롭게 길을 거닐며 제주의 바다를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발품을 팔면 사라봉과 별도봉이 있다. 저녁시간이 제격이다. 사라봉에서 바라보는 해넘이는 '사봉낙조'(沙峰落照)라 해 제주의 아름다운 경관을 꼽은 '영주십경'(瀛州十景)의 제2경으로 꼽힌다.

제주의 대표적인 쇼핑거리도 서부두 명품횟집거리와 지척이다. 칠성로 상점가와 중앙로 상점가, 중앙지하상가가 있다.

먹거리, 즐길거리, 쇼핑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 서부두 명품횟집거리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제주도경제통상진흥원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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