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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중' 포스코 이어 현대제철 노조 파업 수순…철강 수급 빨간불

현대제철 사측 교섭 불참에…노조 측 "쟁의권 행사"
철강 수급 '설상가상'…업계 "철강재 상승 부추길 것"

[편집자주]

© News1 주기철 기자
© News1 주기철 기자

초강력 태풍 '힌남노' 여파로 멈췄던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아직 정상 가동을 못 한 상태에서 철강재 대안 공급처로 꼽히는 현대제철마저 파업 수순에 돌입하면서 국내 철강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철강 수요처마다 몇 달치 재고를 확보한 상태라 당장 악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철강재 수급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이날 노사 교섭(제16차)에 불참했다. 현대제철 사측은 금속노조 산하 현대제철 5개 지회가 동일한 임금 체계가 아니기 때문에 같은 임금 체계인 단위별로 묶어 노조별 개별 임단협을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측은 공동 협상을 요구해왔다.  

노조측은 그간 총 16차례 예정된 교섭에 사측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교섭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제16차 교섭) 교섭에도 사측이 불참할 경우 파업에 돌입한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94.18%)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을 통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통화에서 "쟁의권을 그대로 실행할 것"이라며 파업 수순을 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특별격려금도 노사갈등의 한 축이다. 현대차 등 그룹 다른 계열사 직원들이 지난해 경영 성과에 따라 특별격려금 400만원을 받자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제철 직원들도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제철 측은 "고로, 제강 라인 등은 파업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전 공장이 멈춰서는 파업은 아니다"면서도 "지회별 임금 체계가 서로 다른 상황이고 노조가 공동교섭을 고집하는 것은 특별 공로금 400만원을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있어 응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우려하는 건 철강 생산 및 수급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철강 완제품을 공급하기까지 최소 3개월이 걸리는 상황에서 현대제철 파업까지 겹친다면 산업계 전반에 걸쳐 철강 제품 수급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열연, 조선용 후판 등의 철강재 가격은 들썩이고 있다. 지난주 열연 유통가격은 톤(t)당 110만원으로 지난 9일에 비해 4.7%(5만원) 올랐고 전월보다 10% 상승했다.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철판) 유통가격(115만원)은 전주와 같았지만 후판 수입가격은 톤당 105만원으로 13만원(14.1%)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태풍 피해로 정상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제철까지 파업을 하면 철강재 가격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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