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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림의 월가프리뷰]美 주식과 채권의 '무한' 피드백루프

[편집자주]

뉴욕증권거래소의 내부객장 트레이더 © 로이터=뉴스1
뉴욕증권거래소의 내부객장 트레이더 © 로이터=뉴스1

미국 주식과 채권 시장 사이 되먹임 고리(feedback loop)가 연말까지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주식과 채권시장에는 강한 매도세가 불었다.

뉴욕증시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연초 대비 거의 25% 내렸고 ICE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미 국채지수도 13% 가까이 떨어졌다. BofA글로벌리서치에 따르면 주식과 채권이 동반 하락폭은 1938년 이후 최대다.

먼저 국채수익률(금리)이 요동치면 주식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주가)이 비슷한 반응을 보이며 뒤따르는 경향이 보인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보다 강력하게 통화긴축을 운영하며 포트폴리오의 재설정이 잇따르고 있다.

S&P500의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지난 4월 20에서 현재 16.1로 떨어졌는데 같은 기간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금리)은 140bp(1bp=0.01%p) 뛰었다.

노무라증권의 찰리 맥엘리고트 크로스애셋 전략부장은 로이터에 "금리가 우주의 모든 자산에 있어 핵심"이라며 "최종 금리가 어느 수준에서 정착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전까지 주가가 긍정적인 재평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ICE BofAML 미국채권시장 옵션변동성 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반면 월가의 공포를 보여주는 CBOE 변동성지수는 올초의 고점까지 오르지 않았다. 결국 금리 변동성이 계속해서 자산간 변동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급격한 변동성은 연준이 이번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더 매파적(긴축적)일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의 8월 물가지수는 전월비 0.3% 올랐다. 7월 수치(-0.1%)와 예상치(+0.1%)를 상회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30일 기준 선물시장에서는 11월 2일 연준이 금리를 75bp 올릴 확률을 57% 수준으로 잡고 있는데 한 달 전만 해도 그 확률은 0%였다. 금리는 2023년 7월 4.5%에서 고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 달 전의 4%보다 높아졌다.

이번주 나오는 9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성장을 해치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 이달 부터 시작될 기업실적에서 달러 강세와 공급망 정체가 이익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도 살펴야 한다.

현재로서 투자심리는 매우 부정적이다. 펀드매니저들이 쌓은 현금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JP모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한 주 동안 순매도한 주식은 29억달러로 2020년 3월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자금유출이 발생했다.

하지만 주식과 채권이 조만간 반등할 수 있다고 낙관하는 이들이 없지는 않다. 야누스헨더슨투자의 아담 헤츠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성전략 본부장은 장기 수익률 가능성을 감안하면 주식과 채권의 동반 하락은 매력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 것도 작동하지 않는 세상에 있었지만 이제 그러한 고통은 대부분 끝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높은 현금 비중은 주식과 채권이 더 떨어질 하한을 제한하며 지지할 수 있다고 JP모간은 분석했다. 또 주식트레이더 연감에 따르면 4분기는 역사적으로 3대 지수들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로 S&P500은 1949년 이후 4분기에 평균 4.2% 올랐다.

하지만 올해 저가매수 전략은 형편없이 나빴다. 올해 S&P500이 6% 넘게 오른 랠리가 4차례 있었지만 이후 새로운 베어마켓(약세장) 저점으로 이어졌다.

블랙록투자협회의 웨이 리 최고투자전략가는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이 성장을 헤칠 수 있지만 긴축 속도가 느려지면 인플레이션이 더 뿌리 내려져 채권이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리 전략가는 선진시장의 주식과 채권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며 중앙은행들이 내려야 할 힘든 결단으로 시장은 더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러이스트자문서비스의 키스 러너 공동최고투자책임자는 "2023년 높은 침체확률로 인해 주식은 채권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실적의 고통과 중앙은행의 긴축이 더해질 것이기 때문에 주식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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