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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으로 본 북중관계…"얼굴은 붉혀도 등을 돌릴 수는 없다"

북한은 중국의 '전략적 카드'…"점차 순화된 중국의 입장 표명에 주목"
북한의 7차 핵실험 시기 주목…"中 일정 고려하지 않을 수도"

[편집자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습. 2018.5.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습. 2018.5.2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등 연이은 무력도발을 감행하면서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여섯 차례의 핵실험에 때론 제재로, 때로는 '묵인'으로 대응하면서 '애증의 관계'의 모습을 보여온 중국의 입장과 대응이 주목될 수밖에 없는 정세다.

고수석 국민대 겸임교수는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이 출간한 '한반도 미래연구 제7호'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북한과 중국의 관계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면서 양국 관계를 "얼굴은 붉혀도 등을 돌릴 수는 없는 관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2006년부터 지난 2017년까지 총 6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다. 고 교수는 중국이 북한이 1차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는 강하게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점점 온건한 태도를 취했다고 봤다.

중국이 북한의 1차 핵실험 당시에는 성명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멋대로(悍然) 핵실험을 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으나 2, 3차 핵실험때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무시(無視)하고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했다",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不顧) 또다시 핵실험을 진행한 것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라고 밝혀 순화되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 고 교수가 주목한 부분이다. 4~6차 핵실험 이후에도 중국의 성명은 3차 때와 동일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하는 중국의 태도 변화에 대해 미국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북한의 활용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북한을 '전략적 카드'로 판단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중국의 전략 변화에 따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입장도 변화했다는 것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하에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하에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특히 북한이 4차 핵실험(2016년)을 한 후에는 한국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되는 등 중국의 '역내 안보 위협'이 더욱 심각하게 위협을 받으면서 북한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그는 진단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보다 체제 안정을 중시하면서 추가 대북제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 고 교수의 분석이다.

고 교수는 중국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북한과의 교역량 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양국 간 교역량은 △2012년 60.1억달러(88.3%) △2013년 65.4억달러(89.1%) △2014년 68.6억달러(90.2%) △2015년 57.1억달러(91.3%) △2017년 60.6억달러(92.7%)로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이에 따른 대북제재의 누적에도 불구 그 비중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고 교수는 "실리를 취하려는 긴장 관계는 북·중 관계에서 뺴놓을 수 없는 요소"라며 "북한과 중국 간의 갈등과 대립이 없을 수 없지만, 궁극적으로는 혈맹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그간의 역사가 보여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대응 차원이라는 명분 하에 최근 보름 동안에만 12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또한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까지 마친 상태로 이르면 연내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선다면 오는 16일에 열릴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고 교수는 김 총비서가 지난 2013년 중국 춘절에 3차 핵실험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큰 행사를 자신의 일정에 크게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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