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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코퍼레이션, 3분기 '최대 실적' 자신감 회복…신사업 진출 속도

현대그룹 분리 이후 약 20년만에 최대 영업익 229억
인도네시아에 일본과 합작사 설립…車 부품 진출

[편집자주]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현대코퍼레이션이 2003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력 트레이딩(중개무역) 분야인 철강에서 북미와 유럽 등 고가 시장에 집중했고 엔데믹 이후 치솟은 항공유로 수익성을 확보한 결과다.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자금력을 확충한다면 신사업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들어 자동차 부품업 진출을 위해 일본과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다각화 성과를 내놓기 시작했다. 

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의 올해 3분기(7∼9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29억원으로 전년 동기(107억원) 대비 112% 증가했다. 2003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37% 늘어난 583억원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외환위기 이후 2003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후 채권단 관리를 받았다. 현대중공업이 2009년 2350억원에 인수하며 다시 범현대가로 복귀했다가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의 1순위 실적 창구는 철강 트레이딩(중개무역)이다. 국제사회가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산 철강을 기피하자 세계 곳곳에 네트워크를 지닌 현대코퍼레이션을 찾기 시작했다. 꾸준하게 공을 들인 북미·유럽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올해 3분기에만 철강 트레이딩으로 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학 부문 트레이딩에서도 영업이익 59억원을 냈다.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 급증한 이동수요에 따른 항공유·연료유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비싸진 국제유가는 판가에 반영돼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동유럽 지정학적 위기가 해당 지역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현대코퍼레이션의 수혜로 이어졌다"며 "이익률은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에 따른 물류비용 부담 완화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현대코퍼레이션은 안정적인 실적에 힘입어 트레이딩 중심 사업구조 탈피를 위한 결과물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달 일본 자동차 내장제품 기업과 50대 50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짓고 현지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또 호주 현지에서 법인 설립 후 지게차 유통을 시작했고 렌탈 사업도 추진한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차량용 플라스틱 부품 신기인터모빌과 또 다른 기계부품소재 기업의 지분 인수가 최종적으로 불발됐었는데, 이번 일본 기업과 합작 계약은 신사업 확장의 우려를 씻는 계기가 됐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은 트레이딩을 제외한 신사업 확대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45년간 유지한 현대종합상사 사명을 현대코퍼레이션으로 교체했다. 기존 종합상사 역할에서 벗어나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경영방침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 9월 열린 창립 46주년 행사에서 "H2(기존 사업과 연계된 신사업)와 H3(완전한 신사업)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거점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며 "미래 사업을 위한 인재 육성에도 큰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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