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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교통카드 바꾸고 정기권도 만듭니다” 청년에 답한 교통정책[청년이 바꾼다-교통]⑥

정부,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부터 새로운 교통수단 인프라 확충에도 적극나서
열차 이용 불편 사항 최소화 위해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 등 진행

[편집자주] 20·30세대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주축이자 새로운 에너지의 원동력입니다. 청년재단과 <뉴스1>은 청년들이 제시하는 사회의 문제점과 정책 제언을 정부에 전달하고자 합니다. 청년의 하루가 시작되는 교통에서부터 시작합니다. 2030의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을 이끄는데 큰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역에서 시민들이 교통카드를 이용해 개찰구를 통과하는 모습. 2022.8.4/뉴스1

알뜰교통카드. 조금 낯선가요? 뉴스나 지인을 통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티끌 모아 태산은 아니겠지만 쏠쏠한 마일리지 혜택에 청년들의 팍팍한 주머니 사정을 채워줄 훌륭한 아이템이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용이 너무 불편해요”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네요. 시스템이란 무릇 혜택과 편의성이 동반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죠. 그런데 정말 이것만 문제일까요. 오르는 물가에 대중교통비가 부담스러운 청년에게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있는지. 이들의 교통편의성을 더 늘려 줄 방법이 있는지. 뉴스1이 청년을 대신해 국토교통부에 물어봤습니다.

◇3700명 청년들의 교통질문, 정책으로 답하다 

뉴스1은 지난 10월 26~30일 청년재단에 의뢰해 3711명을 대상으로 교통 환경 개선 등 정부에 묻고 싶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우선 청년들은 알뜰교통카드 사용 편의성을 늘릴 방안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알뜰교통카드를 써본 사람이라면 느끼실 문제인데요. 출발·도착 시 버튼을 별도로 눌러야 한다는 거죠.

2020년부터 정식 운영 중인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 이용 시 이동한 거리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마일리지를 지급하고 카드사가 교통비를 추가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10월 기준 46만3080명이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대중교통비를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하네요.

다행스럽게 국토부도 충분히 상황을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매번 출발·도착 버튼을 누르는 대신 정기적인 출발·도착 구간에 대해서는 생략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무적인 내용이네요. 특히 내년에는 모바일 페이와 선불카드로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이용자들의 선택 폭은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근데 웃픈 건 여전히 알뜰교통카드가 청년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건데요. 이 좋은 걸 왜 아직도 모르고 있을까요. 국토부도 나름 노력하고 있네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서포터스, 유튜버 협업, 지자체 캠페인 등 꽤 많아서 놀랐습니다. 지금도 추천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토부가 알뜰교통카드 가입 경로를 조사한 결과, 지인 추천으로 가입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고 하네요. 역시 입소문이 가장 좋은 마케팅이군요. 앞으로도 꾸준히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거스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말한 “나는 아직 배고프다”처럼 혜택을 기다리는 청년에게는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 듯 합니다. 대중교통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로 검토하는 대책이 궁금하다고 하는군요. 국토부는 현재 30일간 60회까지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이용(환승 포함)할 수 있는 통합정기권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대책은 일거양득 작전인데요. 고빈도·정기적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동시에 대중교통비 부담이 대폭 완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재정 등을 고려해 무한정 혜택을 늘릴 수 없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뉴스1 자료사진 © News1 유승관 기자 

◇KTX 좁은 좌석·화장실은?…국토부 "체계적 개량사업 추진" 

열차 이용 빈도가 높은 청년들은 KTX 열차의 좁은 좌석 간 간격과 화장실 청결 등 시설과 관련해 지적했습니다. 혹시 아시나요. KTX 좌석에 전기코드가 있는데 한쪽에만 있어 나머지 한명은 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요. 그런데 이마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요즘 말로 랜덤 뽑기로 불립니다. 신형열차 도입과 더불어 현재 다니는 열차의 개선책이 있는지 물어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겠네요. 국토부는 올해 8월부터 KTX 열차 내 화장실 청결도 개선, 물품보관함 보안 강화를 위한 폐쇄회로(CC)TV 설치, 수유실 냉방시설 개선, 안내문구 시인성 강화 등 국민들이 열차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차량 관리를 추진 중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운행 중인 KTX의 좌석 공간 확보, 전기코드 증설 등 시설 개량은 안전측면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전기코드 증설은 차량 내 전력용량도 증대해야 돼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요점입니다. 또 국토부는 운행한 지 25년이 경과한 도시철도 전동차량의 적기교체를 위해 교체비용 일부(25~30%)의 국비지원을 추진하고, 철도운행안전을 위협하는 노후시설 및 역사를 개량하기 위한 예산확보 및 체계적 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하네요. 앞으로도 열차와 관련해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불편사항을 최소화하고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혼잡한 출퇴근길을 한번쯤 경험해 봤을 겁니다. 처음 지방에서 상경한 사람이 가장 당황해하는 것 중 하나인데요. 청년 중 일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를 출퇴근길 혼잡의 근원으로 꼽으면서 정부 기관과 공기업의 추가 지방 이전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국토 균형발전 측면에서라도 고려해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하네요. 국토부는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어 추진 중이라고 하네요.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추진방향 및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서 가진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천막농성 선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2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청년들 사이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로 지하철 출근길이 더욱 혼잡해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전장연 시위 당시 출근이 늦어져 지각한 경험담부터 중요한 프로젝트 미팅에 늦었다는 사례가 온라인상으로 공유된 것도 사실이죠. 당연히 교통약자의 이동권은 보장돼야 합니다. 국토부의 교통약자 이동권 확대를 위한 시설 개선이나 인프라 확대 방안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이용편의 향상을 위해 시내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를 내년 1월 시행할 예정이고 지원 예산을 올해 986억원에서 내년 1895억원(정부안)으로 대폭 증액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 국토부는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교통약자의 개별 이동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 하는데요.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특별교통수단 이용서비스 운영비의 국비 지원 부분을 내년 예산안(237억5000만원)에 신규 반영했다는군요. 향후 대중교통 이용 여건이 좋지 않은 비도시지역 위주로 특별교통수단 법정대수 기준을 샹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서리풀 EV 급속충전 스테이션. /서초구 제공 

◇부족한 전기차 충전인프라…"민간사업자에도 문호개방"

새로운 운송 수단이 등장하면서 관련한 질문도 많이 나오는군요. 첨단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차부터 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PM)까지 다양하네요. 요점은 이들의 인프라 확충과 관련 제도 보완입니다. 우선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사고 후 책임을 놓고 보상 주체 논란이 예상된다는 우려에 대해 국토부는 레벨3 자율주행차에 대해서는 사고 시 배상체계에 관한 제도와 사고조사 조직을 이미 2020년 마련했다고 합니다. 레벨3는 지정된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나 자율주행이 어려운 경우 운전자에게 직접 운전할 것을 요청하는 자율주행차를 말합니다.

이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우선 운전자 보험으로 배상하되, 자율주행차에 의무적으로 장착되는 정보기록장치를 정부가 사후 분석한다고 합니다. 자율주행차 결함으로 발생한 사고로 밝혀질 경우 보험사가 제작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게 됩니다. 다만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레벨4 자율주행차에 대한 배상체계 마련은 지난해부터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사고가 나면 무엇보다 걱정되는 부분인 만큼 국토부도 배상체계 마련에 적극적인 모습이네요.

날이 갈수록 전기차 운전자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충전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설치 이후 유지보수 및 관리를 위해 전문성을 지닌 민간업체의 고속도로 재정구간 진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네요. 조금은 숨통이 트일 소식은 올해부터 공모를 통해 민간사업자가 고속도로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 지난 9월 186기 전기차충전기 설치사업 민간공모를 실시했고, 내년 설치·운영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손쉬운 이용으로 PM이 인기지만 마땅히 다닐 도로가 없다는 불만이 나오는 게 현실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용도로 마련 등 안전한 이용을 위한 인프라 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지네요. 당장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이는데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개인형 이동수단 관련 법률안이 제정된다면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관리 및 이용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시책이 마련될 것으로 판단되네요.

청년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대중교통 정책 마련, 교통 약자의 이동권 보장, 새로운 교통수단의 인프라 확충 등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입니다. 정부도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책 마련해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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