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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중상자 구조했는데 내 딸…결국 사망" 구급대원 비극

[편집자주]

구급대원 제이미 에릭슨의 17세 외동딸 故 몬태나 에릭슨. (캐나다 CTV 뉴스 갈무리)
구급대원 제이미 에릭슨의 17세 외동딸 故 몬태나 에릭슨. (캐나다 CTV 뉴스 갈무리)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환자를 구조했던 구급대원이 자신이 구한 건 사랑하는 외동딸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캐나다 CTV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구급대원 제이미 에릭슨은 캐나다 앨버타주의 한 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해 구조 활동에 나섰다.

사고 현장에는 트럭과 충돌해 심하게 찌그러진 승용차가 있었고 에릭슨은 필사의 힘을 다해 다친 소녀를 끌어낸 후 병원으로 이송했다.

소녀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있어 얼굴을 잘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기에 에릭슨은 이 참사가 자신에게 닥친 비극인 걸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 후 퇴근해 집에 도착한 에릭슨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 자신이 구했던 환자가 열일곱 살 된 자신의 딸 몬태나인 것을 알게 됐다.

에릭슨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지만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던 딸은 결국 사흘 뒤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며 눈물을 흘린 제이미 에릭슨. (캐나다 CTV 뉴스 갈무리)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며 눈물을 흘린 제이미 에릭슨. (캐나다 CTV 뉴스 갈무리)

에릭슨은 18일 몬태나의 부고를 알리는 글을 전하며 "나는 산산조각이 난 채 부서진 것 같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에릭슨은 힘든 마음을 딛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것.

"사랑하는 딸은 하늘로 떠나면서 두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고 에릭슨은 전했다. 에릭슨은 "내 아기가 다른 이들을 통해 삶을 이어갈 수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 딸이 자랑스럽다"라며 "딸이 너무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슨의 동료와 친구들은 몬태나의 장례비용 등을 지원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이 소식을 알렸다. 25일 현재까지 에릭슨 가족을 위해 모금된 돈은 11만1500달러(약 1억5000만원)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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