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2.1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김민재(나폴리)와 황희찬(울버햄튼)의 포르투갈전 출전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더해 16강 진출을 위해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 대해선 가진 모든 카드를 써서 강호 포르투갈을 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벤투 감독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을 하루 앞둔 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민재와 황희찬의 출전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포르투갈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팀이지만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0시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치른다.

1무1패(승점 1)를 기록 중인 한국은 포르투갈을 반드시 잡아야 16강 희망을 꿈꿀 수 있지만, 상황이 그리 쉽지는 않다. 상대는 FIFA 랭킹 9위의 강호로 벌써 16강 진출권도 거머쥐었다.

벤투 감독은 "우리가 상대할 팀은 포르투갈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팀인 것 같다. 그들이 16강을 이미 확정한 것 역시 우리에게 더 큰 어려움을 준다"고 짚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그만큼 더 열심히 준비할 것이고 막강한 팀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겠다. 가진 카드를 모두 써서 최상의 결과를 얻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국을 향한 관심 중 하나는 주축 선수들의 출전 여부다. 김민재는 우루과이와의 1차전서 종아리를 다친 이후 여전히 몸상태가 좋지 않고, 햄스트링 통증이 있는 황희찬은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김민재의 출전은 좀 더 상황을 봐야 한다. 황희찬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는 것까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편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포르투갈을 상대하는 이번 경기는 벤투 감독에게도 특별하다. 벤투 감독은 20년 전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뛰었다. 당시에는 한국이 1-0으로 승리, 토너먼트에 진출해 4강 신화를 이룬 반면 포르투갈은 한국전 패배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벤투 감독은 "당시에 대한 감정이 당연히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큰 무대에서 고국을 대표해 뛸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뛴 무대였기 때문에 그래도 좋은 경험과 기억을 갖고 있다"고 했다.

3차전에서 포르투갈 국가가 울릴 때 어떤 감정이 들 것 같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나도 따라 부를 것이다. 포르투갈 국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답한 뒤 "또한 한국에서 한국 선수들을 이끌고 4년 동안 함께해왔다는 점에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벤투 감독은 '상황에 따라 포르투갈전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미소 지은 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자랑스럽게 느낄 것이다. 그렇게 여정을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민재가 1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훈련에서 벤투 감독을 바라보고 있다. 2022.1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포르투갈전에 임하는 각오는.
▶상대 팀이 너무도 훌륭한 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포르투갈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16강 진출을 확정했다는 점 역시 우리에게 더 큰 어려움을 준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만큼 더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막강한 팀을 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카드를 다 쓰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가나전 퇴장으로 포르투갈전에서는 벤치에서 함께하지 못한다. 이것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벤치에 없다고 해서 팀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나는 오랜 기간 선수들과 합을 맞춰 왔다. 또 그 자리에는 나를 대신해줄 많은 코치들이 있어서 괜찮다. 그동안 내가 했던 결정 역시 내가 독단적으로 했던 게 아니라 팀이 내렸다. 이번에도 모두가 함께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나는 그들을 신뢰한다.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막을 특별한 계획이 있는가?
▶호날두만이 아닌 팀으로서 공격을 생각하고 수비를 생각해야 한다. 포르투갈에는 굉장히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최선의 방법은 특정 선수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전체로서 보는 것이다. 

-경기 전 선수들과 마지막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것은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선수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우리가 경기장으로 들어가기 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우리 팀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하고 싶다. 포커스는 내가 아니라 선수에게 있다. 사람들은 감독을 보러 가는 게 아니라 선수들을 보러 간다. 기자회견에 나올 수 있게 해준 FIFA 측에 감사드린다.  

-포르투갈이 이미 본선에 진출했는데 포르투갈의 경기력은 어떤가?
▶포르투갈이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 한국이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더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황희찬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1.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황희찬의 현재 몸상태는 어떤가?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황희찬이 트레이닝을 하고는 있다는 것이다.  내일 경기에 출전을 할지는 확실히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김민재는 뛸 수 있는가?
▶김민재 출전은 아직 결정 내리지 않았다. 내일까지 상황을 봐야 한다.

-가나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았는데 김영권의 퇴장을 막기 위한 것인가?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이미 답을 많이 했다. 다만 내가 그렇게 반응을 한 것이 최선은 아니었다.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은 감정을 가진 인간으로서 실수를 한 것인데 한편으로는 그럴 만하다고도 생각한다. 불공정하고 일관적이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상식이 많이 부족한 결정이었다.

-호날두가 나이를 고려할 때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다음 포르투갈에 기자회견이 준비돼 있으니 거기에다 질문하기를 바란다.

-내일 경기가 감독 경력을 결정할 중요한 경기인데?
▶코치로서 20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경기로 경력이 결정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은 내가 감독을 맡기 전에도 월드컵 등등 여러 경력이 있다. 나는 계속해서 내 경력을 증명할 것이다. 내일 경기가 나에 대해 더 좋은 감독인지 나쁜 감독인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승리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경기를해야 한다. 그럴 수 있다면 만족할 것이다.

이번 대회의 두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높은 퀄리티를 보여줬다. 팀 이미지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첫 경기는 좀 더 균형이 잡혀 있었다. 또 준비를 굉장히 잘 해온 팀을 맞았다. 2차전에서는 대부분 우리가 점유를 하고 있었다. 후반전에는 점유율이 특히 더 높았다. 3번째 경기에서도 그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등한 기회보다는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

벤투(왼쪽)와 박지성(대한축구협회 제공)

-내일 경기 전 포르투갈 국가가 울릴 때 어떤 감정이 들 것 같은가?
▶나도 포르투갈 국가를 따라 부를 것이다. 예전에도 말했지만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포르투갈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당연한 것이고 논리적인 것이다. 나는 또한 이 선수들을 대상으로 이렇게 코칭을 해왔다는 것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20년 전 한일 월드컵에서 선수로 참가했다. 그때는 좋은 기억은 아니었을 텐데?
▶아쉬운 결과(포르투갈 0-1 패)와 다르게 나는 그 시절을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나라를 대표해 뛴다는 것은 자랑스럽고 감사한 일이다. 특히 선수로서 참가한 마지막 국제대회였기 때문에 좋은 경험과 기억을 갖고 있다.

-포르투갈전은 한국 사령탑으로서 마지막일 수도 있는 경기다.
▶기분 좋다. 나는 한국 대표팀을 4년 이상 함께해 왔다. 이 관계가 종료되고, 월드컵의 여정이 끝난다면 뭔가 마무리를 짓는 순간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렇게 월드컵 본선에 왔고,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선수들과 각자 위치에서 이 일을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 그 결과로 결국은 우리가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어냈다.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서 만족스럽다. 그래서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여정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코치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벤투 감독은 가나전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으며 다가오는 포르투갈전 벤치에 앉을 수 없다. 2022.11.3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