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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어두운 산길 출동해 순찰차로 사람 친 경찰관…뺑소니 혐의 수사

사고 다음날 "차에 치인것 같다" 민원 들어와 블랙박스 확인
해당 경찰관들 "차에 뭔가 걸린 듯한 이상한 느낌은 있었다"

[편집자주]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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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이 순찰차로 누워 있던 사람을 친 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람을 친 사실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뺑소니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로 입건돼 수사 받고 있다.

해당 경찰관들은 사고를 낸 다음날 피해자의 아들로부터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 같다’는 구두민원을 받고 뒤늦게 순찰차 블랙박스 등을 확인해 사고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오후 9시40분께 A씨(60대 중반)의 아들로부터 ‘아버지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실종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A씨의 휴대전화를 위치추적한 결과, 경기 의정부시 송산동 수락산 자락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종되기 전 A씨는 수락산 자락 주점에서 지인들과 막걸리 등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B경위와 C경장은 순찰차를 몰고 수락산 일대로 출동해 수색하다가 A씨를 발견했다. 해당 경찰관들은 ‘발견 당시 A씨는 길가에 쓰러져 있었고 별다른 외상은 없어보였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음날인 4일 오후 2시께 A씨의 아들 D씨로부터 경찰에 ‘아버지가 아무래도 교통사고를 당한 것 같다’는 구두민원이 제기됐다.

A씨를 발견했던 장소에는 CCTV가 없어 순찰차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순찰차가 누워 있던 A씨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 의정부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조사에서 B경위와 C경장은 ‘산길을 오르다가 뭔가 차에 걸린 듯한 이상한 느낌이 있었는데 설마하는 마음에 그냥 지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들은 순찰차를 후진한 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는 장소에서 A씨를 발견, 119를 통해 A씨를 병원으로 이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경찰관들은 ‘순찰차로 A씨를 치었다는 생각을 못했다. 인지했다면 당연히 구호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지점이 움푹 팬 도랑이고 꺾이는 구간이라 주행할 때 덜컹거린 것으로 파악된다. 사고가 날 때 명확히 인지했는지 여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블랙박스 영상 감정을 의뢰하는 등 정밀분석 중이다”라며 “특히 피해자가 차량사고 등의 이유로 다쳤는지 여부에 대해 출동 경찰관들이 즉각적으로 확실하게 보고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정황이 있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A씨는 늑골 골절 등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으며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상태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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