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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몰리는 사이판 리조트, 왜 인기 있나 가봤더니

코로나 전후 사이판 여행객 1위는 한국인
이랜드 해외 법인 운영 리조트 3곳 여행객으로 북적

[편집자주]

스노클링 성지로 알려진 사이판 마나가하섬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들의 모습© News1 윤슬빈 기자 
스노클링 성지로 알려진 사이판 마나가하섬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들의 모습© News1 윤슬빈 기자 

"한국이야? 아 맞다, 사이판이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사이판에서 머물면서 만난 사람들은 현지인 아니면 한국인이었다. 해외에서 한국인만 찾아오기 때문이다. 중국·일본에서 항공편이 뜨지만, 오가는 여행객은 전무한 수준이다. 사실 코로나19 이전에도 사이판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았다.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25만명의 한국 여행객이 다녀갔다. 5만명인 현지 인구에 5배에 달하는 숫자다. 사이판이 팬데믹 이후 가장 먼저 국경을 개방한 나라도 한국이다. 북마리아나제도와 한국이 서로를 첫 트래블 버블 체결지로 택하면서 2021년 7월부터 한국 여행객은 여행 경비를 지원받고 사이판 여행을 즐겼다.
 
마나가하섬에 꽂힌 듯한 무지개© News1
마나가하섬에 꽂힌 듯한 무지개© News1

유독 사이판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이유는 명확하다.

'4시간 반만에 가는 태평양 휴양지', '괌과 비교해 때묻지 않은 자연', '미국령으로 안전한 치안과 영어로 의사소통'을 주로 장점으로 꼽는다. 여기에 추가해야 할 포인트가 '친한'(親韓) 여행지라는 것이다. 사이판엔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식당과 현지 여행사들이 수두룩하다.

이 가운데 한국인을 끌어 모은데엔 리조트 역할이 컸다. 인기 리조트들은 늘 한국인 직원이 상주하고 식음료, 액티비티 등을 포함한 '한국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체력만 있으면 한국인이 사이판에서 먹고 노는데엔 거를 타선이 없게 만들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이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리조트 가운데 세곳이 한국 기업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랜드의 해외법인 마이크로네시아 리조트법인(MRI)은 켄싱턴, PIC, 코럴 오션 세곳 리조트를 2011~2012년에 걸쳐 인수하면서 서비스와 시설을 싹 바꿔놓았다. 

사이판 켄싱턴 전경© News1
사이판 켄싱턴 전경© News1
켄싱턴에 머무는 동안 해양 액티비티 체험은 무료이다. © News1
켄싱턴에 머무는 동안 해양 액티비티 체험은 무료이다. © News1

◇ 국내 호텔 셰프 군단 사이판에 모였네
  
MRI는 2011년 일본항공이 매각한 닛코호텔을 인수해 대대적인 개보수 끝에 2016년 '켄싱턴호텔 사이판'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리조트를 연다.

현재 사이판에서 가장 최고급 시설로 꼽히는 곳이 켄싱턴이다. 이 리조트를 상징하는 수식어인 '프리미엄 올-인클루시브 호텔'에서도 그 이유를 엿볼 수 있다. 한번의 결제로 추가 금액 없이 숙박은 물론 액티비티, 식음료,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리조트다. 총 313개 객실은 바다 전망이고 사이판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이어지는 듯한 인피니티풀을 보유한다는 점도 이 리조트가 내세우는 특징이다.
 
코코몽 키즈룸 © News1
코코몽 키즈룸 © News1
켄싱턴 사이판 애프터눈티© News1

머무는 동안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음식'이었다. 머무는 동안 4개 레스토랑과 2개의 바를 이용하게 되는데 모두 특급 호텔 수준의 맛과 퀄리티(질)를 자랑했다. 그 이유엔 MRI에서 유독 투자한 부분이 셰프들이기 때문이다. 어벤저스급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신라, 플라자, 포시즌스 등 국내 특급 호텔에서 잘 나가는 젊은 셰프들을 대거 영입했다. 최근엔 모 대기업 회장의 전담 일식 셰프가 왔다.

켄싱턴에서 가장 '핫'한 객실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1년 생긴 코코몽 키즈룸이다. 찍한 두 개의 침대와 볼풀, 낚시 놀이 등 코코몽 테마로 꾸며진 놀이 시설로 꾸며져 있다. 실제 리조트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객실에서 머물렀던 아이들이 호텔을 떠나기 싫어 울고불고한다고. 

일몰이 아름다워 숙박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해질녘에 많이 찾아오는 PIC 사이판. 이날은 폭풍우가 지나가고 구름이 많이 끼어 있어 아쉽게도 평소보다 아름다운 일몰을 보지 못했다© News1
일몰이 아름다워 숙박객은 물론 현지인들도 해질녘에 많이 찾아오는 PIC 사이판. 이날은 폭풍우가 지나가고 구름이 많이 끼어 있어 아쉽게도 평소보다 아름다운 일몰을 보지 못했다© News1
PIC 사이판의 캠프파이어가 끝나고 난 후 마시멜로를 구워먹기 위해 줄지어 있는 한국인 투숙객들의 모습© News1
PIC 사이판의 캠프파이어가 끝나고 난 후 마시멜로를 구워먹기 위해 줄지어 있는 한국인 투숙객들의 모습© News1

◇ 사이판 최고 흥부자 모인 곳

PIC 사이판은 일본 기업이 운영해온 리조트를 MRI가 2012년에 인수해 2018년부터 직영 운영해 오다가 2019년에 일부 시설을 개보수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PIC 사이판은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리조트다. 현지 최대 규모 워터파크를 보유한 데다 특히 아이가 있는 부모에겐 성지 같은 곳으로 통한다. '클럽메이트'라고 불리는 리조트 직원에게 아이를 맡기고 자유 시간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판 최고의 흥부자로 불리며 영어 교육 이수자(ESL) 과정을 이수한 '클럽메이트'들은 40여 가지의 액티비티를 함께하는 것은 물론 영어 캠프도 진행한다.

가장 많은 한국인 투숙객이 몰릴 때는 일몰이 지고난 후 펼쳐지는 캠프파이어다. 낮동안 투숙객과 교류해 온 클럽메이트들이 전통춤과 불쇼를 보여주는데 아이들 반응이 꽤나 뜨겁다. 저마다 친해진 클럽메이트의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는데 흡사 연예인 콘서트를 방불케한다. 쇼가 끝나면 숯불에 마시멜로와 소시지를 구워먹는 시간을 갖는다. 

 골프 코스와 바다 전망의 객실을 갖춘 코럴 오션 리조트© News1
 골프 코스와 바다 전망의 객실을 갖춘 코럴 오션 리조트© News1
수, 토, 일요일 저녁이면 풀파티가 열리는 수영장© News1
수, 토, 일요일 저녁이면 풀파티가 열리는 수영장© News1
 
◇ MZ 골린이들에게 핫한 리조트
  
코럴 오션 리조트는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유명세를 치르 있는 리조트다. 사진 찍기 좋은 바다 전망의 골프 코스는 물론, 발리의 비치 클럽을 똑 닮은 수영장이 있는 곳이다. 사실 지금의 코럴 오션이 있기까지 두 번의 대대적인 공사가 있었다.

MRI가 2011년에 인수해 개보수를 거쳐 2013년에 개장했던 리조트인데 2018년 사이판을 강타한 태풍 '위투'로 처참히 망가졌기 때문이다. 약 3년간의 대대적인 공사 끝에 2022년에 재개장을 하게 된다. 

코럴 오션의 하이라이트는 수, 금, 토요일 저녁이다. 수영장은 풀파티장으로 변신한다. 성인 전용으로 운영해 무제한으로 샴페인과 곁들인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풀파티 '코럴 오션 리조트'를 검색하면 풀파티 인증샷이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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