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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중국발 인플레 폭탄에 韓금리 예상보다 더 올라갈 듯

[편집자주]

한국 기준금리 변동 추이.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한국 기준금리 변동 추이.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최근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관심사는 금리다. 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5%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 기준금리를 3.5%로 끌어올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계속 긴축을 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론' 확산에 선을 그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언론회관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8/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언론회관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8/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시장에서는 오는 2월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중국발 복병이 등장했다. 중국발 인플레이션 폭탄으로 한국의 기준금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기준금리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완전히 폐기하고 경제를 재개함에 따라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인플레이션 폭탄이 터질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룸버그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기간에 중국인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저축을 크게 늘려 현재 7200억 달러(889조)에 달하는 초과저축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제로 코로나 폐지를 계기로 보복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 경제에 7200억 달러의 인플레이션 폭탄을 퍼부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치자 각국의 중앙은행이 긴축 완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발 인플레이션 폭탄은 세계 경제에 적잖은 충격을 줄 전망이다. 

중국이 생산을 재개함으로써 세계 물가가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 이전에는 중국이 값싼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 전 세계에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수출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의 인건비도 많이 올라 예전처럼 전 세계에 디플레이션을 수출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생산을 재개함에 따라 원유 등 상품 수요가 급증,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중국의 강한 수요는 환영하지만, 경제 재개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2022.12.15.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2022.12.15.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미국은 긴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25%~4.50%다. 미국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이 나오는 등 공격적 금리 인상은 사실상 끝났다.

시장은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99.9%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긴축이 끝난 것은 아니다. 기준금리를 6%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포럼에서 “중국이 경제를 재개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 할 것”이라며 “연준이 공격적 통화정책을 지속해 기준금리를 6%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도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의 금리가 6%에 근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하락은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는 향후 10년간 올라갈 것이고, 중국은 이제 경제를 재개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물가하락 요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중국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국에도 충격을 가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6% 수준으로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미국의 기준금리가 5% 이상 갈 것이란 전망은 극소수였다. 그러나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도 미국의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

현재 연준의 점도표(금리전망표)에 따르면 올 연말 기준금리가 5%~5.25% 범위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5%대 기준금리가 기정사실이 된 것이다. 여기에 중국발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6%까지 갈 수도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6%까지 올린다면 한국은 금리차를 따라 이동하는 국제 자금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국을 어느 정도 추종할 수밖에 없다.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한국의 기준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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