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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늘봄학교, 서비스인가 시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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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25일 오전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대구 수성구 동천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머리 위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25일 오전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대구 수성구 동천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머리 위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3월부터 초등 늘봄학교가 전국 200개 학교에서 시범 시행된다. 시행까지 한 달 정도 남았다.

교육부는 200개 늘봄학교 시범운영을 위해 5개 시·도 교육청에 특별교부금 6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과제 중 하나다. 2025년부터는 전국 초등학교에서 아침·틈새·저녁 돌봄이 가능해지는데, 부득이하게 아이를 학교에 맡길 수밖에 없는 맞벌이 가정의 기대가 크다.

하지만 시행이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25일 교육부의 브리핑 직후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들을 수는 없었다.

저녁돌봄 시간에 아이들에게 제공될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에 교육부는 "교육청과 적극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답했고, 수요조사 결과를 묻는 질문엔 "3월 이후에 따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출입 시스템을 도입하는 교육청이 있고, 지구대와 연결해 안전 순찰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교육청도 있었다"고만 밝혔다.

늘봄학교가 시행 이전이고, 5개 시·도 교육청이 아직 시범 운영 학교를 선정하지 않아 돌봄 신청 인원을 미리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학원 뺑뺑이'가 부담스러워 저녁돌봄을 계획하는 학부모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저녁돌봄을 신청해야만 하는 학부모로선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누가 제공하는지, 아이들의 안전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는지 등이 시행 한 달을 앞두고도 명확하지 않다면 정책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다.

교육부는 지난 9일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양질의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늘봄학교를 '서비스'가 아닌, '시혜'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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