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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셀틱 가는 군필 오현규…가장 필요한 것은 인내와 여유

한동안 주전 공격수 후루하시의 백업 역할 예상
수원 선배 권창훈 떠올리며 조급하지 않게 버텨야

[편집자주]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하는 오현규.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하는 오현규.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22)가 셀틱으로 이적, 유럽 무대에 첫 도전장을 내민다. 오현규가 새로운 무대에서 생존해 잘 뿌리를 내리려면, 일단 자신보다 강한 상대들과의 경쟁을 견뎌내는 인내와 결과물이 늦어도 차분하게 기다리는 여유가 절실하다. 다행히 어린 나이에 국방의 의무를 마쳤으니 급할 것 없다. 

수원은 25일 "오현규가 스코틀랜드 리그의 글래스고 셀틱으로 이적한다"고 발표했다. 셀틱도 공식 SNS를 통해 "한국 국가대표 오현규의 영입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오현규가 셀틱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게재했다

셀틱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전부터 오현규에게 관심을 보였고, 4차례나 이적을 제시한 끝에 오현규를 품었다. 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셀틱은 오현규의 영입을 위해 300만유로(약 42억원)의 이적료를 지출했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한 유럽 진출이다. K리그에서의 새 시즌을 계획하고 있던 오현규 입장에서는 체력적으로나 전술적으로 미완성인 상태에서 시즌이 한창인 유럽 무대에 뛰어들어야하니 더더욱 쉽지 않은 도전이다. 

셀틱에 입단한 오현규(셀틱 SNS 캡처)
셀틱에 입단한 오현규(셀틱 SNS 캡처)

지난 2021년 K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이동준(전북), 이동경(한자로스토크), 정상빈(그라스호퍼) 등도 지난해 겨울에 유럽 진출에 성공했으나 나란히 고전했다. 이들은 피로가 덜 풀린 탓인지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이에 따른 컨디션 저하로 새로운 팀과 환경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

오현규도 언급한 이들과 배경은 대동소이하다. 생애 첫 유럽 무대 진출이고, 지난 시즌 수원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뒤 카타르 월드컵에도 예비 선수로 함께한 만큼 제대로 쉬지 못했다. 체력적인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셀틱에는 후루하시 쿄고라는 부동의 주전 공격수가 있다. 후루하시는 올 시즌 20경기에 출전해 17골을 넣으며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득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오현규가 입단 직후 주전을 꿰차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어려운 도전 앞에서 오현규는 일단 조급함을 버릴 필요가 있다. 다행히 오현규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지난 2019년 수원에 입단한 그는 이듬해 만 19세에 상무에 입단, 이른 시기에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오현규 입장에서는 2022-23시즌 잔여기간 동안 후루하시의 백업 역할을 받아들이면서 셀틱과 유럽 무대에 적응하겠다는 마음가짐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후루하시의 뒤를 받치는 요르기오스 야코마스키는 아탈란타(이탈리아)로 이적을 앞두고 있다. 오현규가 그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잔여 시즌을 잘 소화한다면, 오현규는 다음 시즌부터 본격적인 주전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 현지 매체에 따르면 셀틱에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후루하시는 올 시즌 후 이적이 유력하다. 오현규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여러모로 수원 선배 권창훈(29)의 선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권창훈은 2017년 1월 수원을 떠나 디종(프랑스)에 입단했는데, 잔여 시즌 동안 적응에 집중했다. 입단 시즌 권창훈은 8경기 출전, 무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적응을 마친 2017-18시즌에는 34경기에 출전해 11골3도움을 올리며 팀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작성, 에이스로 거듭난 바 있다.

인내와 여유. 앞길 창창한 22세 공격수에게 필요한 2가지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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