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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맞는 옷' 키움에 온 김태진 "희망 봤으니 이젠 최고 시즌을"

지난해 4월 KIA서 트레이드 후 KS 준우승 일조
"내가 해야 할 일은 팀의 빈자리 채워주는 것"

[편집자주]

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김태진이 3회말 1사 1루에서 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1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김태진이 3회말 1사 1루에서 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1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김태진(28)에게 2번째 트레이드는 야구 인생을 바꾼 변곡점이었다. 지난해 4월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그는 단숨에 핵심 선수로 자리를 잡더니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키움에서 첫 시즌을 마친 김태진은 "키움은 내게 잘 맞는 옷 같았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도 얻었다. 2014년 프로 입문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을 보냈다"고 복기했다.

2020년 NC 다이노스에서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됐던 김태진은 2년 만에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지난해 4월 KIA는 포수 보강을 위해 키움에 김태진과 신인 지명권(2023시즌 2라운드), 10억원을 주고 박동원을 영입했다.

당시 초점은 KIA와 박동원에게 쏠렸지만 결과적으로 웃은 쪽은 키움과 김태진이었다. KIA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으나 한 경기 만에 가을야구를 마치더니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 박동원을 붙잡지도 못했다. 반면 키움은 KT 위즈, LG 트윈스를 연파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SSG 랜더스와 명승부를 펼쳤고, 김태진은 주축 선수로 맹활약했다.

김태진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 키움은 NC나 KIA와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다 펼칠 수 있도록 만든다. 선수단 내 패기가 넘쳐 한 번씩 치고 나가는 힘도 있다. 그런 분위기가 나와 잘 맞았고, 나 역시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적하자마자 다쳐 생각보다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으나 복귀 후 꾸준히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 또 주전으로 포스트시즌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것도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태진은 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311(45타수 14안타) 6타점을 기록, 키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큰 경기에 강했지만 솔직히 가을야구에서 내가 그렇게 잘 할 줄 몰랐다"면서 "마인드컨트롤을 철저히 했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타이틀, 그리고 응원 소리가 조금 크다는 것 외에는 정규시즌 경기와 다르지 않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NC는 2020년 통합 우승을 일궜지만, 김태진은 시즌 중반 이적하면서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그는 키움에서 첫 우승에 도전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서 SSG에 2승4패로 밀려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김태진에게는 준우승도 매우 값진 결과물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우승을 눈앞에 두고) 냄새만 맡아보고 끝났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으며,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며 "키움은 창단 이래 지난해 가장 많은 가을야구 경기(15경기)를 치렀다. 다들 힘들었을 텐데도 끝까지 버텨내더라. 싸울 수 있는 힘,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 강하다는 걸 느꼈다. 우리는 충분히 잘 싸우고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지난 포스트시즌을 돌아봤다.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6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친 키움 김태진이 기뻐하고 있다. 2022.10.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2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6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친 키움 김태진이 기뻐하고 있다. 2022.10.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키움에서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김태진은 좋은 대우도 받았다. 2023시즌 연봉이 1억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000만원 인상됐다. 김태진이 프로야구선수가 된 이래 최고액이다. 

김태진은 이제 팀에 없어선 안 될 주축 선수가 됐지만, 그렇다고 특정 포지션의 한 자리를 확시하게 차지한 것은 아니다. 키움은 이정후, 김혜성 등을 제외하고 여러 야수들을 다양한 포지션에 가용하는 팀이기 때문에 김태진도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복수 포지션을 소화해야 한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주전으로 딱 한 자리를 잡고 싶지만 그것은 정말 너무 어렵다. 어린 나이에 그걸 해낸 이정후, 김혜성 등 후배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위치에서든 꾸준하게 경기를 뛰는 것이다. 난 지금껏 팀의 키플레이어가 아니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빈자리가 생기면 이를 채워가는 것이고 그렇게 팀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달부터 시작할 스프링캠프가 김태진에게 중요해졌다. 특히 키움이 외국인 타자로 내야수 에디슨 러셀을 재영입하면서 내야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김태진은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오프시즌 동안 더 나은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왔는데 지금까지 과정은 만족스럽다. 내야 경쟁이 치열해질 테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며 "다치지만 않으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고, 그렇다면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시즌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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