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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끝없는 추락…1월 수출 감소액의 절반, 전망도 어두워

1월 반도체 수출 44.5%↓…가격하락·수요부진에 역대 2번째
정부 수출지원 수단 총동원 통한 상황 개선 모색

[편집자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2023.1.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2023.1.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우리나라 수출 효자품목이었던 반도체의 추락이 이어지며 무역수지 적자가 1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부터 감소세를 기록하기 시작한 반도체는 올해 1월에만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4.5% 줄며 역대 2번째로 큰 감소폭을 보였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462억7000만달러, 수입 589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가 126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최대 적자였던 지난해 8월(94억3500만달러)을 훌쩍 넘어선 규모다.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지만, 수출은 4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하며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555억달러)과 비교해 16.6%(92억3000만달러)나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1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둔화 속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경기 악화가 수출 감소로 이어지며 적자 폭이 커졌다.

반도체는 1월에 60억달러를 수출하며 전년 같은 기간(108억달러)보다 수출 금액이 무려 44.5%(48억달러) 감소해 1월 수출 감소액(92억3000만달러)의 절반을 상회했다.

2009년 1월(46.9%) 이후 역대 두번째 감소폭으로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등 영향으로 17개월 연속 100억달러 수출기록을 세우며 고공행진을 하던 반도체가 휘청이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수출도 함께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가 고전하는 이유는 수요 부진에 가격 하락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반도체웨이퍼 © News1 오대일 기자
반도체웨이퍼 © News1 오대일 기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1.81달러로 전월 대비 18.1%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기업 간 계약거래 금액인 고정거래가격이 18.1% 떨어지며 반도체 수요가 공급보다 적다는 것을 방증했다. 더욱이 D램 가격은 지난 2021년 9월까지 4.1달러를 유지했지만, 지난 1월 1달러대까지 추락했다.

특히 반도체 주요 수입국이었던 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31.9% 감소한 점도 뼈아프게 작용했다. 아세안 지역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19.8% 줄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반도체 수출단가 급락, 코로나로 인한 중국 경제활동 차질 등이 무역수지 악화를 가중시켰다"고 분석했다.

효자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상승세로 전환하는 데에도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최근 산업연구원은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 발표를 통해 2월 반도체 업종의 업황이 38로 100을 크게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PSI는 0~200 범위에서 산출되는데 기준선인 100이면 전월 대비 변화 없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증가(개선)를, 0에 근접할수록 감소(악화)를 의미하는데, 반도체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올해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81.8로 지난해 4분기(84.4) 대비 2.6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가격 하락세 지속과 더불어 전자기기 수요 감소에 따른 반도체 매출 부진, 글로벌 수요 감소와 수입물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삼성전자 등 생산 감소에 따른 원가율 상승 등으로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수출감소·무역적자 상황 타개를 위해 원전·방산·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 및 UAE·사우디와의 정상경제외교 성과 조기 실현을 위해 범부처 수출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밀착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중간재와 한류·할랄을 연계한 소비재 수출 지원 확대를 추진한다. 중동 시장에서는 '한-사우디 경제정상 외교'에 따른 원전수출, 수소, 재생에너지 분야 등 포괄적 에너지 파트너십 구축의 후속조치를 철저히 이행해 나가면서 플랜트, 인프라 진출 지원을 확대한다.

이창양 장관은 "고금리·고물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경제하방리스크 확대 속에 1월 수출이 감소했다"며 "경기둔화에 따른 주요국 수입수요 감소,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규모 무역적자는 우리 경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하겠다"며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당면한 수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보유한 모든 지원역량을 결집하고 수출지원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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