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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대학 30개 집중육성…'나머지 지방대는 문 닫나' 위기감↑

지방대 15%만 글로컬대학 특례…85%는 생존 걱정할 처지
선정 안 된 대학 '신입생 부족→재정악화' 악순환 불가피

[편집자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일 경북 구미 금오공대에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ISE)' 구축 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뉴스1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일 경북 구미 금오공대에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ISE)' 구축 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뉴스1

정부가 2027년까지 30개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한다고 밝히면서 학생 수 감소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대학의 위기감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1일 올해 10곳, 2027년까지 30개 대학을 글로컬대학으로 선정하고, 집중적인 재정투자, 규제특례 등의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올해 10곳, 2027년까지 선정될 30개 글로컬대학은 모두 비수도권의 일반·전문대학이 선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2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9월17일 기준 전국 대학 수는 총 336개인데, 이중 교대·산업대와 수도권인 서울(47개)·인천(6개)·경기(61개) 지역 일반·전문대학을 제외한 지방 일반·전문 대학 수는 198개다. 2027년까지 198개 대학의 15%인 30곳만이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다.

정부는 글로컬대학 1곳당 5년간 1000억원 지원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중앙부처, 산업계의 집중적인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되지 못한 대학의 경우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등의 집중적인 투자, 특례 등을 받게 되는 글로컬대학은 인근 대학의 신입생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글로컬대학 인근의 대학은 신입생 감소, 재정 악화라는 악순환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가팔라지면서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되지 못한 지방대학의 위기는 가속할 전망이다.

실제 2024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 전문대 모집인원은 51만명 수준이지만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는 역대 최저인 39만여명에 불과하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경쟁률 3대 1을 넘지 않아 '사실상 미달'로 분류되는 대학의 86.8%는 지방대학이었다. 서울 등 수도권은 5.9%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을 지낸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지난 3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3년 대교협 정기총회에서 "대학 문을 닫는 데 필요한 비용, 사회적 갈등을 생각한다면 지역 대학의 수가 많다고 구조조정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먼저 대학을 지원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1일) 경북 구미 금오공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글로컬대학을 집중적으로 육성함으로써 적어도 30개 정도의 (글로컬대학은) 놀랄 만큼 변모하는, 새로운 유형의 지역대학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글로컬대학 육성 방안이 포함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ISE)'를 언급하면서 "라이즈 체계를 통해 퇴출돼야 할 대학들이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부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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