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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석 두 달' 숨진 11살 초등생 온몸엔 멍…학교측 대응 적합했나

교육당국 "A군 계모 B씨와 지난해 12월 학교와 가정방문 안했다"
미인정결석자 사각지대에 놓인 A군 두달여 만에 주검으로

[편집자주]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친부와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8일 초등학생 5학년인 A군이 사망한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 입구의 모습.2023.2.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친부와 계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8일 초등학생 5학년인 A군이 사망한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 입구의 모습.2023.2.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경찰이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초등학교 5학년의 친부와 계모를 긴급체포해 수사 중인 가운데, 교육당국이 미인정결석자 A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부족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당국은 A군을 미인정결석자로 분류해 관리했다.  

미인정 결석은 합당하지 않은 사유나 고의로 결석(태만, 가출, 고의적 출석 거부 등)한 학생의 수업일수가 연속 10일 이상 결석한 경우를 말한다. A군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아 미인정 결석에 해당한다.

8일 인천교육청 '2022년도 미취학·미인정결석 학생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미인정결석 학생이 발생할 경우 1~2일에는 사유확인 및 출석을 독려하고 3~6일은 아이의 소재와 안전 확인을 위해 가정방문과 경찰에 협조 요청을 해야 한다.  

교육청은 또 매월 미인정결석 현황을 보고 실태관리를 하도록 돼 있다.  

취재결과, A군과 계모 B씨(42)는 지난해 12월 초 학교를 방문했다.

학교측은 최근 학업중단숙려제를 A군의 부모에게 안내했으나 "필리핀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며 학교 출석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A군의 소재가 파악됐고, 해외 출국으로 출석을 독려할 필요가 없어 매뉴얼대로 가정방문과 내교 요청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A군이 부모와 학교 방문시 '폭행 정황은 없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거기까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매뉴얼 대로 A군을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인천교육청 '2022년도 미취학·미인정결석 학생관리 매뉴얼' / 뉴스1
인천교육청 '2022년도 미취학·미인정결석 학생관리 매뉴얼' / 뉴스1

인천교육청 '2022년도 미취학·미인정결석 학생관리 매뉴얼'에따르면 미인정결석 학생이 '해외출국 (미인정유학 포함), 시설명이 확인된 대안교육, 질병 등 사유가 객관적으로 증빙 또는 소재확인이 명확히 된 경우 경찰협조 요청을 지양하도록 돼 있다.

이에 교육당국은 A군이 계모 B씨와 학교를 방문한 만큼 경찰에 협조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육당국은 미인정결석자인 A군의 가정방문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주거침입 신고 등의 이유로 "A군의 가정방문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부모가 교사를 만나길 거부했고, 아이 소재도 파악됐기 때문에, 함부로 가정방문을 할 수 없었다"며 "만약 가정방문을 했다가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신고가 될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육 당국이 A군을 철저히 관리했다면 사망은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당국이 A군의 계모 B씨가 '유학 준비중'이라는 말에 의존해 A군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A군은 결국 2달 여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가 옴몸에 멍이 든채 주검으로 발견됐다.

인천경찰청은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의혹으로 친부 C씨(39)와 계모 B씨(42)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B씨 등은 7일 인천시 남동구 자택에서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A군(11)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이날 오후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A군은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을 옮겨졌으나 숨졌다. A군의 몸에는 멍 자국이 여러개 발견됐다. 하지만 B씨등은 A군 신체의 멍 자국은 자해 때문이라고 진술하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A군의 동생 2명을 아동보호시설로 인계해 부모와 분리 조치해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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