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 © AFP=뉴스1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한국과 상대할 일본 대표팀의 경계대상 1호 오타니(LA 에인절스)가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첫 타석부터 장타를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타자' 오타니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 에인절스의 7-0 승리에 일조했다.
이 경기는 WBC 출전을 앞둔 오타니의 첫 실전이었다. 에인절스는 26일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첫 시범경기를 치렀으나 당시 오타니는 결장했다.
이날 오타니는 첫 타석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회말 2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오타니는 상대 선발 투수 태너 뱅크스의 초구가 높게 날아오자 힘껏 배트를 휘둘렀다. 오타니의 배트에 맞은 공은 멀리 날아가 외야 우중간 펜스를 맞혔고, 그 사이에 여유있게 3루까지 갔다.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는 오타니의 장타력이 돋보인 한 방이었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만약 오타니가 100% 전력 질주를 했다면 그라운드 홈런이 될 수 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타니는 후속타자 앤서니 렌던의 우전 안타 때로 홈을 밟아 팀의 선취 득점을 뽑았다.
더 이상의 안타는 없었다. 오타니는 2회말 2사 2루에서 유격수 땅볼, 3회말 2사 만루에서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세 타석을 소화한 그는 5회말 공격 때 대타 트레이 캐비지와 교체됐다.
눈에 띄는 점은 오타니가 이날 세 타석 모두 초구를 공략했다는 점이다. 오타니는 "초구였지만 칠 수 있는 공이 와서 배트를 휘둘렀다"고 설명했다.
네빈 감독은 "오타니는 높은 공이 오면 (카운트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치려 한다. 오늘은 그 부분을 하려 했던 것 같다"면서 "세 타석 모두 빠른 카운트에 좋은 스윙을 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와 타자로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오타니는 일본 야구대표팀에 발탁돼 2023 WBC에 참가한다.
오타니의 WBC 등판 일정이 최종 확정된 건 아니지만, 3월10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 WBC 1라운드 한일전에는 타자로만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 투수들로선 초구부터 배트를 휘두르는 오타니의 공격적인 타격 성향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오타니는 2차례 더 시범경기를 뛴 다음에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야구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는 2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타자로, 3월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특히 오클랜드전에서는 청소년 시절 라이벌로 평가된 후지나미 신타로와 선발 맞대결을 펼쳐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