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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새시대]이재용·최태원·정의선도 일본行…반도체·배터리 협력

韓日 정상과 기업 총수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서 협업 논의
글로벌 시장 대응력 확대 필수…적극적 논의 이뤄질 듯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1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1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일본을 찾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일 방일하는 일정에 맞춰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과 기업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경제 교류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 산업인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력에 관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 대기업 총수, 尹 대통령 1박2일 방일 맞춰 동행…반도체 소재 규제 해제 논의

13일 재계와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6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를 찾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기업인이 만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도 진행된다.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이번 행사에 대거 참석한다.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동행했다. 이번 방일에도 비슷한 수준의 경제사절단이 꾸려진다.

이날 일본 NHK방송도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에 맞춰 한일 재계 고위 인사의 간담회 개최가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날짜는 17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 게이단렌(經團聯·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준비하고 있다.

전경련은 미가입 기업인 삼성전자·SK·현대차·LG그룹에 초청장을 보냈고, 기업들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한일경제협회장) 등의 방문도 예상되고 있다.

재계에선 한일 정상 만남 이후 소부장(부품·소재·장비) 업종에 대한 협업 강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9년 한국을 겨냥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에칭가스), 불화폴리이미드 수출 허가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렸다. 2018년 포토레지스트의 우리 기업의 일본 의존도는 93.2%에 달한 만큼 반도체 주력 국가인 한국을 향한 기습 규제였다. 한달 후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관리 우대대상국)에서 제외했다. 

지난 6일 정부는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 발표 이후 양국 협의에 따라 수출규제 해제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 대한 논의를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반도체 기업 총수가 적극적으로 협업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이 스미토모화학 회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협의 내용은 더욱 구체화될 것이란 기대다. 스미토모화학은 삼성전자 OLED 스마트폰용 편광필름을 공급하는 등 한국 기업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한국은 수출 규제 이후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내재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지난해 일본 의존도를 77.4%로 낮췄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이 공급망 주도권을 쥐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소재의 공급망 다변화를 이뤄냈지만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했다"며 "일본도 세계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협업 증대를 내심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혼다 합작공장 기공식에서 양사 관계자 및 주정부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혼다 합작공장 기공식에서 양사 관계자 및 주정부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 美 IRA 대응 위해 배터리 협업 필수…LG·혼다 협업 첫 사례 등장

글로벌 주력 산업으로 떠오른 전기차 배터리 관련 협력도 주목된다. 양국의 배터리 협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속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대응하기 위한 절차다. IRA는 북미에서 제조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가공·생산한 광물을 써야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달 양국의 배터리 관련 첫 협력 사례가 발표됐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손을 잡고 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기로 했다. 총 44억달러를 투자해 오는 2024년 완공 목표다. 생산된 배터리는 북미 혼다 공장에 공급된다.

일본 완성차업계도 자국의 배터리 산업 현주소를 고려하면 한국 기업과 협력 증대는 필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0위 중 일본 기업은 파나소닉(4위)이 유일하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모두 10권에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파나소닉이 테슬라 공급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일본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수급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내 배터리 3사와 협업은 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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