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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에 지리산 천왕봉 600회 오른 정동호씨…"산에서 겸손함 배운다"

"천왕봉은 대한민국 정신 깨우는 산"…내년 700회 도전

[편집자주]

지리산 천왕봉 600회 등반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정동호씨(정동호씨 제공).

"천왕봉은 대한민국의 정신을 바로 세우게 하는 그런 산입니다"  

지리산 천왕봉을 600회 이상 오른 정동호씨(80·경남 진주시)가 화제다. 정씨는 지난 10일 젊은 청춘들도 힘들어 하는 지리산 천왕봉을 600회 올랐다.

이날 정씨의 600회 지리산 천왕봉 등정을 기념하기 위해 천왕봉을 좋아하는 지인들이 천왕봉에 함께 올라 축하했다.

정씨는 하동농업기술센터 소장을 퇴직한 2003년부터 천왕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천왕봉을 몇번 등반했지만 2003년부터 오른 횟수가 600회다. 실제로는 600회 이상 천왕봉을 다녀온 것이다.

정씨의 천왕봉 사랑은 공직을 퇴직하고 특별히 시간을 보낼 취미로 산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 지리산의 매력에 빠진 것이다.

정씨가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천왕봉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17년 10월 300회부터다. 2020년 2월에는 400회, 2021년 6월에는 500회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500회 이후 600회 달성까지는 1년9개월만으로 한달에 5번 정도 천왕봉에 오른 것이다. 5~6일에 한번씩 천왕봉을 찾아간다는 정씨는 내년 10월 700회 달성 목표도 잡았다.

정씨는 한쪽 다리도 불편하다. 어린 시절 열병을 앓아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 군대도 면제받았다. 평소에도 걷다가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버릴 정도로 오른쪽 다리가 약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산에 오른다.

정씨는 등산을 위해 특별히 체력 관리를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산에 오르면 정기를 받고 그 정기가 에너지로 축적된다는 것이다.

정동호씨의 지리산 천왕봉 600회 등반을 축하하는 지인들(정동호씨 제공).
정동호씨의 지리산 천왕봉 600회 등반을 축하하는 지인들(정동호씨 제공).

600회 기념 등산에는 김인식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최복경 전 경남도농업기술원장, 한삼협 경남복지재단 설립 이사장, 정상완 경남경찰청 산악회장, 백신종 경남도의회 부의장 등 지인이 동행했다.

김인식 전 사장은 "주위에 이렇게 큰 산 같은 분이 계신다는 것은 자랑"이라며 "700회 목표가 달성되는 날에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복경 전 원장은 "팔순의 나이에 불편한 몸으로 천왕봉을 600번 오른다는 그 자체가 인간 승리다. 쉽게 좌절하고 낙담하는 젊은이들에게 큰 깨우침을 주는 삶은 충분히 존경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정씨는 "천왕봉을 오르면서 자연이 주는 겸손함을 배우고 있다. 천왕봉에서 겸손함을 깨우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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