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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결승서도 투타 펄펄…'MVP' 오타니가 보여준 진짜 '만화야구'

미국과 결승전 9회 마무리투수로 나서 1이닝 무실점
팀 동료 트라웃 삼진 잡고 포효로 마침표…MVP 선정

[편집자주]

WBC 결승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포효하는 오타니. © AFP=뉴스1
WBC 결승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포효하는 오타니. © AFP=뉴스1

오타니 쇼헤이(29)의 '만화야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도 펼쳐졌다. 일본의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우승을 확정짓는 아웃카운트를 올렸고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오타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미국과 결승전에 3-2로 앞선 9회초 일본의 7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 경기의 문을 닫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투타겸업을 한 오타니는 이탈리아와 8강전을 끝으로 선발 투수로 나서지 않았다. 일본은 멕시코와 준결승에 사사키 로키, 결승전에 이마나가 쇼타를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미국과 결승전을 앞두고 오타니의 불펜 등판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은 결승전에 앞서 선발 이마나가 외에 모든 투수들을 불펜에 대기시킨다고 밝혔다. 오타니도 예외는 아니었고, 스스로도 일본의 우승을 위해 불펜 등판을 자처하기도 했다.

오타니의 소속팀 LA 에인절스 필 네빈 감독도 "오타니가 1이닝 투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고,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감독 역시 "오타니의 결승전 투구 가능성은 제로가 아니다"며 불펜 등판을 시사했다.

일본은 무라카미 무네타카와 오카모토 카즈마의 홈런을 앞세워 8회까지 3-2로 앞섰다. 그리고 구리야마 감독은 불펜에서 몸을 풀던 오타니를 9회 마운드에 올려 마지막 이닝을 맡겼다.

오타니 쇼헤이. © AFP=뉴스1
오타니 쇼헤이. © AFP=뉴스1

오타니는 선두 타자 제프 맥닐에게 풀카운트 싸움 끝에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7구째 회심의 포심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보다 낮게 제구되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오타니도 아쉬워했다.

하지만 곧바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했다. 후속 타자 무키 베츠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오타니는 2구째 포심으로 땅볼을 유도했고, 병살로 이어지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마지막 상대는 공교롭게도 LA 에인절스 동료 마이크 트라웃.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진출 후 줄곧 에인절스에서 뛴 터라 서로를 상대할 기회가 없었는데 WBC 결승전에서 세기의 대결이 성사됐다.

초구로 변화구를 선택한 오타니는 이후 빠른 공 4개를 던져 트라웃을 압박했다. 트라웃도 적극적으로 배트를 돌리며 풀카운트 싸움으로 끌고갔다.

최종 승자는 오타니였다. 6구째 공으로 변화구를 던졌고, 딸려나온 트라웃의 배트가 허공을 가르면서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경기를 끝낸 오타니는 마운드 위에서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통산 3번째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생애 첫 출전한 WBC에서 투타 핵심으로 활약하며 일본의 우승을 이끈 오타니는 대회 MVP까지 차지,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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