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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들 응징"…대중교통 탈 때 '옷핀' 챙기는 印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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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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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도에서는 번번이 벌어지고 있는 성추행, 성폭행 문제에 대한 자구책 마련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안전핀: 성희롱에 맞서는 인도 여성의 작은 무기'라는 제목으로 인도의 성희롱 문화를 조명했다.

BBC는 "인도에서는 거의 모든 여성이 붐비는 장소에서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는 치한을 만난 경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들은 성희롱에 맞서기 위해 우산, 손톱, 하이힐, 옷핀 등으로 가해자를 찌르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1년 인도 내 14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56%가 대중교통에서 성추행당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했다는 비율은 2%에 불과했다. 대다수는 현장에서 직접 조치에 나서거나 상황을 무시하는 쪽을 택했으며, 큰 소리가 나는 상황을 만들기 싫어 그저 자리를 피했다고 답했다.

몇 달 전 트위터에서는 언제나 옷핀을 들고 다닌다는 인도 여성들의 고백이 이어졌다. 성범죄자들에 맞서 싸우고자 자신들이 선택한 무기라고 설명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피해자 A씨는 BBC를 통해 통근 버스에서 겪은 일화를 털어놨다. 당시 20세였던 피해자를 괴롭힌 건 40대 중반의 남성이었다. 남성은 회색 사파리 차림에 발가락이 보이는 샌들을 신고, 직사각형의 가죽 가방을 들고 다녔다고 한다.

A씨는 "그 남자는 늘 제가 앉아있던 쪽으로 다가왔다. 제게 몸을 기대곤 제 등에 사타구니를 문지르고, 운전사가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제 쪽으로 넘어지곤 했다"고 털어놨다.

소심한 성격이었던 A씨는 몇 달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고통받았다. 그러다 남성이 체액을 쏟아낸 것에 더럽혀진 기분을 느꼈다는 그는 "집에 오자마자 오랫동안 샤워했다. 어머니에게도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밤 저는 잠들지 못했다. 회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복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는 제게 이런 짓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평소와 달리 하이힐을 신고, 옷핀으로 무장한 채 버스에 올라탔다. 그는 "그 남자가 제게 가까이 서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그 남자의 발가락을 힐로 짓눌렀다. 숨을 헐떡이더라. 기뻤다. 그리고 옷핀을 꺼내 팔뚝을 찌르곤 재빨리 버스에서 내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여성 B씨는 야간 버스에서 어느 남성이 반복적으로 자신을 더듬으려 했다고 털어놓으며 "옷핀으로 그를 찔렀다. 물러나면서도 계속 반복해서 성희롱을 시도했다. 그래서 계속 찔렀다. 그랬더니 마침내 물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옷핀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당시 그 남성의 뺨을 때리지 못해 바보같이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안전핀'이라는 성폭력 반대 시민운동 단체를 설립한 칼파나 비스와나트는 "여성을 향한 성희롱은 단지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야 마련될 수 있습니다. 무엇이 하면 안 되는 행동인지 대중을 가르칠 공공 미디어 캠페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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