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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개막④] 두산 양의지·한화 채은성·롯데 유강남…판 흔들 FA는

2023시즌도 대형 계약 속출…FA 12명 이적
포수 연쇄 이동 주목…'큰손' 롯데·한화 전력 강화

[편집자주]

두산 베어스 양의지.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두산 베어스 양의지. /뉴스1 DB © News1 송원영 기자

올해도 '프리에이전트(FA) 광풍'은 계속됐다. 총액 989억원에 달했던 2022시즌만큼은 아니었지만 2023시즌 역시 총액 823억5400만원(퓨처스 FA 포함)으로 2년 연속 800억원을 돌파했다.

FA를 신청한 21명 중 강리호를 제외한 20명이 모두 계약을 마쳤고, 그중 절반이 넘는 12명이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최대어'로 꼽혔던 양의지(36)는 4+2년 총액 152억원의 역대 최고액 기록을 세우며 '친정팀' 두산으로 컴백했다.

양의지는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공수 모두에서 여전히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도 130경기에서 0.283의 타율에 20홈런 9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후반기에는 NC의 캡틴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던 양의지는 지난해 9위에 머문 두산과 신임 이승엽 감독의 '믿는 구석'이다.

양의지의 이적은 리그 전체의 '포수 연쇄 이동'을 불러오기도 했다. 양의지를 포함해 포수 FA만 4명이었는데 모두 팀을 옮겼다.

4년 전 양의지의 이적으로 주전 포수가 됐던 박세혁(33)은 양의지가 빠진 NC의 '안방마님' 자리를 메운다. NC는 양의지를 놓친 뒤 박세혁을 4년 46억원에 잡았다.

보상금(6억원)과 보상선수(박준영)까지 내주며 '오버페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았지만 NC는 박세혁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올 시즌 NC에서 2번 타순과 함께 주전 포수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롯데로 이적한 포수 유강남. (롯데 제공)
롯데로 이적한 포수 유강남. (롯데 제공)

강민호(삼성) 이적 후 오랫동안 포수 기근에 시달리던 롯데는 'FA 포수 4인방' 중 가장 어린 유강남(31)을 4년 80억원에 영입했다.

데뷔 이후 줄곧 LG에서만 뛰었던 유강남은 부산 팬들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고 롯데의 새로운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유강남을 빼앗긴 LG는 박동원(33)을 4년 65억원에 영입했다. 유강남보다 2살이 많지만 펀치력을 갖췄고 팀 샐러리캡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포수들의 연쇄 이동에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채은성(33)의 이적 역시 놀라웠다. 채은성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한화와 6년 90억원에 계약하며 새둥지를 틀었다.

한화 이글스 채은성.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한화 이글스 채은성.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전반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한화에게 1루수와 외야가 모두 가능한 채은성은 쓰임새가 매우 많다. 노시환, 김인환 등의 젊은 타자들, 새 외인 브라이언 오그레디 등과 함께 타순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와 롯데는 이번 FA 시장의 '큰손'이었다.

한화는 채은성을 비롯해 이태양(4년 25억원), 오선진(1+1년 4억원) 등 트레이드로 내보냈던 준척급 선수들을 다시 불러들였고, NC와의 사인 앤 트레이드로 외야수 이명기(1년 1억원)를 영입하기도 했다.

이번 시장에서 외부 FA와 계약은 최대 3명까지 가능했지만 한화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까지 활용해 4명의 외부 FA를 데려왔다. 아직 덜 가다듬어진 젊은 선수들이 많은 한화로서는 베테랑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롯데는 한화보다 더 화끈했다. 유강남을 시작으로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3+1년 40억원) 등 팀에 필요했던 포지션의 선수들을 알차게 영입했다. 노진혁은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 경험이 모두 있는 준척급 투수로 기대를 모은다.

한화와 롯데는 오랫동안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공통점을 가진 팀들이기도 하다. 오프시즌동안 알차게 전력을 보강한 두 팀이 'FA 영입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 또한 흥미롭다.

키움 히어로즈 원종현. (키움 제공)
키움 히어로즈 원종현. (키움 제공)

두 팀에 가려졌지만 키움 역시 전례없는 투자를 했다. 베테랑 불펜투수 원종현을 4년 25억원에 영입했고 퓨처스 FA 이형종에게 4년 20억원을 안겨 모두를 놀라게했다. 여기에 정찬헌마저 개막 직전 잔류시키면서 이정후의 마지막 시즌이 될 올해 우승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주전 유격수 심우준을 떠나 보낸 KT는 베테랑 내야수 김상수(4년 29억원)를, NC는 퓨처스 FA로 외야수 한석현(1년 3900만원)을 영입하며 가려운 곳을 긁었다.

장시환(한화, 3년9억3000만원), 오태곤(SSG, 4년 18억원), 김진성(LG, 2년 7억원), 박민우(5+3년 140억원), 이재학(2+1년 9억원), 권희동(이상 NC, 1년 1억2500만원), 신본기(KT, 1+1년 3억원), 정찬헌(키움, 2년 8억6000만원) 등은 전소속팀에 잔류한 이들이다.

팀 전력을 가장 빠르게 보강할 수 있는 방법은 누가 뭐래도 FA 영입일 수밖에 없다. 활발한 오프시즌을 보낸 팀들이 본 게임에서도 활짝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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