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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목소리 도용' 논란에…가수 그라임스 "신곡 수익 절반 내면 가능"

드레이크-위켄드가 쏘아올린 '퍼블리시티권' 침해 논란
'AI 신곡 수익 50% 지불'…예술가가 먼저 제시해 '주목'

[편집자주]

캐나다 유명 가수이자 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그라임스(35)가 지난 2015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크리스찬 디올 패션쇼에 참석한 모습이다. 2015.07.06.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캐나다 유명 가수이자 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그라임스(35)가 지난 2015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크리스찬 디올 패션쇼에 참석한 모습이다. 2015.07.06.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로 노래를 만드는 과정에서 실제 가수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도용해 논란이 된 가운데 가수 그라임스가 신곡 수익의 절반을 지불할 경우 AI 작곡을 허락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AFP 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유명 가수이자 프로듀서로 활동 중인 그라임스(35)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AI가 만든 노래가 성공한다면 수익의 50%는 가져가겠다"며 "내 목소리를 불이익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라"고 밝혔다.

그라임스는 이어 캐나다 래퍼 드레이크와 싱어송라이터 위켄드를 언급하면서 자신은 "음반사에 대한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제안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라임스가 이날 드레이크와 위켄드를 거론한 이유는 지난 14일 이들의 목소리를 추출해 만든 컬래버곡이 글로벌 음원 플랫폼에서 발매됐다가 음반사의 항의로 사흘 만에 삭제됐기 때문이다. 

'하트 온 마이 슬리브'란 이름으로 발매된 곡은 '고스트라이터'란 아이디를 쓰는 사용자가 틱톡에 처음 게시했는데 누리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음원 플랫폼에도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고스트라이터는 두 가수의 목소리를 기계 학습한 AI로 문제의 곡을 만들었다고 설명했지만 정확히 무엇을 사용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트 온 마이 슬리브는 17일 오후 삭제되기 직전까지 틱톡에서 1500만, 스포티파이에서는 6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에 두 가수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 그룹은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등에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삭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음원 삭제 소동은 생성형 AI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AI 학습에 예술가의 퍼블리시티권이 침해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퍼블리시티권은 초상, 성명, 음성과 같이 개개인을 특징짓는 요소를 상업적으로 쓸 수 있는 '인격표지영리권'을 말한다.

이날 그라임스가 제시한 'AI 신곡 수익 50%'라는 기준이 퍼블리시티권 사용 대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한다. 생성형 AI 사용 문제는 예술가마다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전자음악 프로듀서인 데이비드 게타는 지난 2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생성형 AI는 전자 기타나 신시사이저와 같은 악기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반면 지난 1월 미국의 만화가 사라 앤더슨은 생성형 AI가 작가 고유의 그림체까지 그대로 베낀다는 이유로 관련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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