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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마지노선 '1.5℃' 턱밑에…대재앙이 다가온다[미래on]

WMO "2027년내 1.5도 돌파 가능성 66%…'가장 더운 한 해' 기록 경신 가능성 98%"
환경 넘어 정치·경제로 퍼지는 기후위기…감염병·기후 이주 증가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발견된 '마른나무 흰개미' 신고 사진 (환경부 제공) 2023.05.22 /뉴스1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발견된 '마른나무 흰개미' 신고 사진 (환경부 제공) 2023.05.22 /뉴스1

환경부는 19일 서울 강남구에서 발견된 '마른나무 흰개미'는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은 종으로 판별했다. 이 흰개미는 '목재 킬러'라고 불릴 정도로 목재 피해를 크게 일으키는 종으로 알려져 환경부를 필두로 관계부처가 합동 역학 조사에 돌입했다.

'목재 킬러'의 한반도 상륙은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진단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주로 아열대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종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한반도에서 살지 못했던 생물이 나타나는 것은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 미래다.

아직 인류는 기후변화를 막지 못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2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발간했다. 2022년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1.15도±0.13도로 기록됐다. 이는 파리기후협정에서 온도 상승 제한 목표 1.5도에 거의 도달한 수치다.

WMO는 5월에는 2023~2027년 사이에 적어도 한 번 1.5도 제한치를 돌파할 확률이 66%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아울러 '가장 뜨거운 해'였던 2016년의 기록도 2027년 이내에 깨질 확률은 98%로 예상됐다. 1.5도 돌파는 엘리뇨 활동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추세대로면 점점 더 1.5도 마지노선이 깨지는 일이 자주 일어날 수 있다.

서울 여의도공원 앞 횡단보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7.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 여의도공원 앞 횡단보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7.2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기후변화는 생태계 변화뿐 아니라 정치·경제·의료 등 전방위로 영향을 끼친다.

기후 변화로 서식지를 잃은 동물의 이동에 따라 기존 없었던 동물 간, 동물-사람 간 접촉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늘어날 수 있다. 2022년 네이처에 게재된 콜린 칼슨(Colin Carlson) 조지타운대학 메디컬 센터 박사의 연구에서는 종을 뛰어넘는 전염이 50년간 1만5000여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또 동물뿐 아니라 사람도 물 부족, 사막화, 강력 태풍·폭염 등 극한 기후의 영향으로 보금자리를 잃는 '기후난민'(기후변화로 인한 이주)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연평균 2150만명의 사람들이 이상 기후로 인해 강제 이주를 겪었다. 이주민 수용 논쟁과 같은 국내 정치뿐 아니라 기후변화 책임 공방과 같은 국제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경제로 시선을 돌려보면 이번 흰개미 유입과 같은 신종 유해 생물에 따른 건강·재산 피해, 에너지 수요 증가, 폭염 질환 증가에 따라 의료 수요 증가, 식량 생산 변화 등 비용의 증가 요소가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로 새로운 무역장벽이 생겨날 조짐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산업구조 변화를 위해서는 '전환 비용' 지출이 필연적이다. 이 전환비용으로 인한 원가 상승, 산업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 탄소세,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 준수 등 새로운 무역 질서가 세워지는 중이다.

국제 설탕 가격이 수요 증가와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돼 있다. 2023.4.2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국제 설탕 가격이 수요 증가와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21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돼 있다. 2023.4.2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적 노력은 크게 '적응'과 '완화·제어'로 나눠 볼 수 있다.

적응은 말 그대로 해수면 상승, 농수산물의 생산·산림 자원·수자원 변화 등에 대비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의 바탕에는 기후에 대한 신속·정확한 관측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후 관측 인프라 확장도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누리호의 3차 발사에 실리는 차세대 소형위성은 한반도의 기후를 감시할 예정이다.

완화·제어를 위한 기술은 재생에너지, 핵융합 등 탈탄소·저탄소 에너지 생산 기술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또 철강 산업과 같이 탄소 배출이 많은 공정을 줄이기 위한 공정 기술도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미래 기술로는 대기 중으로 방출된 온실가스를 다시 잡아들여 활용하는 탄소 포집 및 저장·활용 기술(CCUS)도 기술 고도화 및 비용 효율성 확보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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