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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바람 앞 등불' 함안낙화놀이 명맥 이으려면

이수자 고령화로 전통 유지 어려워…청년 유입 정책 절실

[편집자주]

지난 2022년 함안군 함안면 괴산리 무진정에서 진행하는 '함안낙화놀이'가 열리고 있다.(함안군 제공) 
지난 2022년 함안군 함안면 괴산리 무진정에서 진행하는 '함안낙화놀이'가 열리고 있다.(함안군 제공) 

경상남도 무형문화재인 '함안낙화놀이'의 명맥 보존을 위한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

함안낙화놀이는 무형문화재 33호로 2년 전 KBS 예능 1박 2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화려한 불씨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에 외국인들도 감탄사를 연발한다.

하지만 현실의 함안낙화놀이는 작은 불씨처럼 명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낙화놀이보존회 소속 회원들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다. 회원도 줄어들고, 고령자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기능보유자에게 배운 소수의 이수자들이 있지만 이들도 60대가 넘은 고령이라 문제가 반복될 소지가 있다. 

함안낙화놀이는 이미 두 차례나 계승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 전통 말살 정책에 따라 낙화놀이를 할 수 없었다. 이후 1960년대 괴항마을 농민들이 지역 어르신들이 행하던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낙화놀이 복원을 시도했지만 1980년대 청년들이 떠나면서 또 한 번 사라질 뻔 했다.

1980년대 겪은 위기는 현재와 맞닿아있다. 함안군에서 나고 자란 많은 청년들이 학업과 일자리를 이유로 고향을 떠나고 있다. 이응주 함안낙화놀이보존회 간사의 말을 빌리자면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전통놀이의 명맥이 끊어질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은 알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없이는 해결이 어려운 현실이다. 과거에는 함안낙화놀이의 특성과 전통적인 가치의 문제로 폐쇄적으로 운영돼 지자체의 지원을 바라기 어려웠지만 전통 계승을 위해 보존회도 문호 개방을 하고자 한다. 그러나 '일자리'로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렵다보니 젊은 회원들을 찾기 힘들다.

모든 작업을 기계화나 자율화가 아닌 수작업으로 해야하는 전통문화를 계승할 수 있도록 함안군과 경남도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더욱이 전통문화 계승과 더불어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도 있다. 오랫 세월이 흘러 전통이 되었듯이 훌륭한 문화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행정력이 조금씩 보태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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