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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일간 도쿄에서 인력거 무료로 호출하세요" [여행기자 픽]

핀란드 순록 썰매·영국 마차에 이어 우버의 이색 호출 이벤트
이동 수단 넘어 과거 도쿄로 떠나는 호사로운 투어

[편집자주]

도쿄 아사쿠사에서 만난 인력거꾼© News1 윤슬빈 기자
도쿄 아사쿠사에서 만난 인력거꾼© News1 윤슬빈 기자
 
"도쿄 시간여행자가 된 것 같은데?"
  
사람이 직접 끄는 인력거를 타고 둘러보니 도쿄가 다시 보인다. 주로 맛집을 돌거나 쇼핑을 해온 그 대도시가 아니다. 

골목 구석구석, 도로를 누비는 인력거는 제3자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재밌다. MBTI 파워 'E'로 보이는 인력거꾼의 설명까지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는 호사스러운 투어다.
    
앞으로 5일간, 도쿄 아사쿠사에서 '인력거 투어'를 무료로 즐길 기회가 생겼다.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Uber)가 이날 오전 11시(현지 시간)부터 다음 달 2일까지 10일간 선착순으로 '도쿄 릭샤'(인력거) 무료 호출 서비스를 '깜짝' 선보이기 때문이다.
  
우버는 그동안 전 세계 도시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색 호출 서비스를 기획해 왔다. 핀란드에선 연말을 맞아 전통 순록 썰매를 영국에선 찰스 3세 대관식을 기념해 마차를 호주에선 맥도날드 피시버거로 된 차량을 한시적으로 호출할 수 있었다.
  
늠름한 모습을 한 인력거꾼들의 모습© News1 
늠름한 모습을 한 인력거꾼들의 모습© News1 
우버 애플리케이션에서 릭샤(인력거)를 호출하는 모습© News1  
우버 애플리케이션에서 릭샤(인력거)를 호출하는 모습© News1  
 
도쿄 릭샤를 호출할 수 있는 이용 시간대는 한정돼 있다. 따라서 빠른 예약은 필수다. 

하루에 두 대의 인력거가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사이 1회당 30분 단위로 운영한다. 출발과 도착지는 무조건 아사쿠사다. 출발지는 '카미나리몬 게이트' 근처로 설정하면 되며 목적지는 아사쿠나 내에 최대 우에노까지 설정하면 된다.
 
릭샤를 타고 30분간 카미나리몬, 엔게이홀, 갓파바시 등 아사쿠사의 명소들을 둘러보게 된다.  
  
소형차 한대와 가격이 맞먹는 인력거. 평균 20~3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News1  
소형차 한대와 가격이 맞먹는 인력거. 평균 20~3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News1  
19년 경력의 인력거꾼인 이노우에 케이 씨. 현재는 인력거꾼들을 트레이너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 News1 

◇'최강 친화력' 인력거꾼과 에도시대 여행

아사쿠사는 14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도시이자, 에도시대(17세기 초)엔 유흥거리로 이름을 떨친 곳이다. 그 역사의 흔적은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절인 '센소지' 인근엔 일본 전통 과자나 기모노, 공예품 전문점이 일렬로 늘어서 장관을 이룬다. 

에도시대 분위기를 더욱 물씬 풍기는 요소가 바로 '인력거'다. 아사쿠사는 일본 내에서도 가장 많은 인력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투어를 운영하는 인력거 회사만 스무 곳이 넘는다.
 
인력거에 오르기 전 '샤후'(俥夫·しゃふ)로 부르는 인력거꾼이 환한 미소와 함께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투어 출발하기에 앞서 편하게 오를 수 있도록 인력거를 내려주고, 햇빛을 막아 주기 위한 가림막도 내려준다.
  
인력거꾼들은 언뜻 '닌자' 차림인데 회사마다 복장이 다르다. 물론 공통으로 닌자 신발로 알려진 '타비'를 신고 앞치마인 '마에 카케'를 두른다. 특별한 날이면 '만쥬 카사'(화과자 모양의 모자)를 쓴다고 한다.  

하나 같이 에너지 넘치는 인력거꾼 중에서 간간히 앳된 얼굴도 눈에 띈다. 3분의 2는 본업으로 하고 나머지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다. 

여성 인력거꾼도 쉽게 볼 수 있다. 남녀 성비가 7대 3정도 된다. 여성이라고 하면 왠지 힘에 부칠 거 같은 선입견이 들 수 있지만, 강도 높은 훈련을 통과한 이들만이 인력거꾼이 될 수 있다. 남녀노소 인력거꾼이 되려면 한 달 동안 성인 남성 두명을 태우고 온종일 달리는 연습을 통과해야 한다. 인력거는 최대 250㎏까지 버틴다. 

12개의 너구리 동상이 줄 지어 있는 타누키 거리© News1 
170여 개에 이르는 주방용품 상점이 자리한 캇파바시도리© News1  
170여 개에 이르는 주방용품 상점이 자리한 캇파바시도리© News1  
캇파바시도리를 달리는 인력거꾼. 실제 속도다. © News1  

◇10만원 내어도 좋을 경험

인력거 투어는 30분, 1시간, 2시간 코스로 나뉘는데 가격은 1명은 9만원, 2명일 경우 10만원부터다.
 
인력거꾼들은 달리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골목 구석구석에 담긴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까지 열심히 들려준다. 중간중간 어설픈 '한국어'를 섞어가며 대화하기 때문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주로 들르는 코스는 타누키도리, 캇파바시도리, 카미나리몬, 엔게이 홀 등을 꼽는다.
 
그중 타누키 거리는 '너구리 거리'라는 의미로 은색의 열두 개의 너구리 동상이 자리한 좁은 골목길이다. 너구리마다 다양한 의미의 행운을 담고 있다. 동상의 배를 쓰다듬어 주면 해당 동상에 담긴 복이 들어온다는 미신이 전해진다.

캇파바시도리는 주방기구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거리다. 세련되기 보다는 친근한 분위기의 거리로 170여 개에 이르는 점포가 늘어서 있다. 주방 용품도 디자인이나 품질도 뛰어난 편이면서 가격도 저렴해 일본 현지 사람들도 즐겨 찾는다.

투어가 끝나면 인력거꾼들은 마음껏 기념 촬영을 찍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인력거를 직접 끌어보는 시늉도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도쿄 릭샤 호출 서비스는 우버가 색다른 일본여행을 즐기기 위해 마련했다. 우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방문객 가운데 81%가 일본에 머무는 동안 일본 고유의 체험을 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야마나카 시로 일본 우버 제너럴 매니저(GM)는 "우버는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색다른 시각으로 일본 문화를 접하고,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며 "독특한 경험을 원하는 여행객을 위해 새롭지만 진정성 있는 문화 체험 기회를 선사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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