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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껴요"…농아인들 제주서 무장애여행

7월 세계농아인대회 성공 기원 '오색블루스' 행사
치유의 숲에서 무장애숲길 걸으며 특별한 여행즐겨

[편집자주]

13일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열린 제주관광공사의 '오색 블루스 여행'에 참여한 한국농아인협회 소속 농인들이 수어통역사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 행사는 7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마련됐다.2023.6.13/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13일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열린 제주관광공사의 '오색 블루스 여행'에 참여한 한국농아인협회 소속 농인들이 수어통역사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 행사는 7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마련됐다.2023.6.13/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농아인들은 들을 수 없어서 시각을 중시하는데 무장애 숲길이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13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치유의 숲'에서 한국농아인협회 소속 농아인들이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비롯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농아인들은 볕이 들어오지 않을만큼 빽빽하게 자란 푸른 나무에 감탄하고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16일까지 도내 일원에서 농아인 단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제주의 오색 블루스 여행' 행사를 개최 중이다.

오는 7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WFD, World Congress of the World Federation of the Deaf)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농아인협회 전국 시도협회 및 시군구 지회장 250여 명이 찾을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제주의 오색 블루스'라는 주제에 걸맞게 성산 혼인지 수국과 용담 바다의 푸른 빛을, 치유의 숲에서는 초록 숲을, 돌문화공원에선 검은 제주의 돌을, 용눈이오름에서는 오름 풍경이 담긴 마소(말과 소)의 색을 느끼게 된다.

이날 참가자들이 찾은 치유의 숲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열린 관광지'로 지정됐다. 열린 관광지란 장애인과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 관광 취약 계층이 이동의 제약 없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기존 관광지를 개·보수해 관광 향유권을 보장한 곳이다.

13일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열린 제주관광공사의 '오색 블루스 여행'에 참여한 한국농아인협회 소속 농인들이 무장애나눔길을 걷고 있다. 이번 행사는 7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마련됐다.2023.6.13/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13일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열린 제주관광공사의 '오색 블루스 여행'에 참여한 한국농아인협회 소속 농인들이 무장애나눔길을 걷고 있다. 이번 행사는 7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마련됐다.2023.6.13/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치유의 숲 중 '노고록 무장애 숲길(거리 870m)'은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든지 숲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경사가 완만하고 평탄하게 설계됐다.

농아인들은 꽃잎과 나뭇잎을 만지고 향을 맡거나 맨발로 흙밭을 걷는 등 그들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즐겼다.

정희찬 한국농아인협회 상임이사는 "지금까지 많은 산길을 가봤는데 무장애 숲길은 굉장히(무장애 여행 환경이) 잘 돼 있는 느낌"이라며 "농아인들은 눈으로 보는 것을 중요시하는데 그런 것들이 잘 꾸며져 있다"고 했다.

김성완 충남농아인협회 회장은 "세계농아인대회 개최지로 제주는 무비자이고 천혜의 자연을 갖고 있어 아주 적합한 지역"이라며 "다만 치유의 숲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판은 있는데 수어로 설명하는 영상도 함께 설치됐으면 더욱 좋겠다"고 했다.

이성은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혁신그룹장은 "이번 행사는 세계농아인대회를 앞두고 농아인 협회 관계자들이 사전답사 차원에서 마련됐다"며 "농아인의 특성을 감안해 제주의 5가지 색을 주제로 청정 자연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농아인연맹이 주최하는 19회 세계농아인대회는 7월11~15일 제주도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에는 130개국 2000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33년만에 아시아에서는 두번째, 한국에서는 첫 개최다.

세계농아인연맹(WFD)은 1951년 이탈리아에서의 창립을 시작으로 4년마다 농아인대회를 개최해 농아인의 인권과 교육, 문화, 예술, 수어 등과 관련된 회원국의 실태 등을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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