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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기후변화에 이번 세기말 한반도서 잣나무 못 볼 수도

반면 편백 서식지는 19.3%→91%로 확대 예측

[편집자주]

제주시 교래리 사려니숲길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시 교래리 사려니숲길 © News1 오현지 기자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한반도에 자생하거나, 목재·가구 산업 활용을 위해 식재 중인 나무의 종류도 차츰 바뀔 전망이다.

탄소 배출량을 증감에 따라 일부 변화는 있겠지만 잣나무의 적합 서식지는 감소하게 될 전망이지, 난대·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자라는 편백과 삼나무의 서식지는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제주에서 자라고 있는 수종의 서식 가능지역이 북한과 인접한 강원 지역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17일 기후변화 관련 학계에 따르면, 한반도 자생종인 잣나무는 현재 적합 서식지가 전국의 약 13.87%를 차지한다. 다만 현재와 유사한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미래에도 지속된다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잣나무 서식지는 이번 세기말인 2081~2100년에는 0.11%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영어로 '코리안 파인'(Korean pine)으로 불리고, 학명도 'Pinus koraiensis'인데 기후변화에 따라 한반도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것이다. 

임철희 국민대 교수팀은 이런 연구 내용을 종합한 논문 'SSP 시나리오에 따른 국내 용재수종의 서식지 적합도 평가'를 기후변화학회의 2023년 상반기 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논문에 따르면 적합 서식지가 2배 이상 늘어나는 종류도 있다. 일본이나 제주 사려니숲길을 빼곡하게 채운 삼나무나 편백이다. 삼나무는 현재 우리나라의 7.1%만 적합 서식지로 조사됐지만 이번 세기말에는 18.2%까지 서식 가능지역이 확대된다.

편백의 자생 적합지는 현재 19.3%에서 이번 세기말 90.1%까지 넓어진다.

삼나무는 이번 세기말 강원 강릉이나 삼척 등의 위도에서도 자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삼나무는 추위와 건조한 환경을 싫어해 현재는 주로 제주와 남부 일부 지역에서만 자랄 수 있다. 바꿔 말하면 강릉과 삼척 등의 기상 환경이 세기말에는 제주처럼 연중 따뜻하고 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팀은 "향후 잣나무의 적합 서식지 중 25%가량을 삼나무와 편백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목재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나무를 심을 때 기후변화를 충분히 고려해야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앞서 편백을 시험 식재했다가 동해(凍害)를 입은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며 내륙 생존 예측 모형을 만드는 등 조림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임 교수팀은 이 연구로 기후변화학회에서 '기후변화 적응' 부문 최우수 포스터 논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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