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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전세계 뛰었건만…"아쉽다 부산"

세계 곳곳 누비며 '부산세일즈'…민간 외교관 활동
12개 그룹사, 175개국 3천여명 접촉

[편집자주]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주요국을 돌면서 직접 민간 외교관으로 뛰었던 만큼 재계의 아쉬움도 크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리야드가 1차 투표에서 3분의 2가 넘는 119표를 얻으면서 개최를 확정지었다. 부산은 막판까지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그동안 경제단체와 12개 국내 주요 대기업은 BIE 회원국을 나눠 맡아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벌여왔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기업 그룹사 12개사가 지난해 6월 민간유치위원회 출범 후 18개월 동안 만난 정상, 장관 등 고위급 인사는 175개국 30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개최한 회의만 1645회에 이른다.

특히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5대 그룹이 전체 교섭활동의 89.6%를 차지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또 전체 교섭활동의 52% 회의에는 주요 기업 총수나 CEO급이 직접 참석했다.

기업들은 교섭 과정에서 제조업과 IT, 친환경 등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며 사업적 지원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디지털 경제 전환 구축을 위해 협력을 약속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협력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각 나라의 부품 공장을 확대 운영하는 등 납품 기회를 만들고, 희토류·흑연 등 광물자원 개발을 통한 공급망 구조 전환도 진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회장은 다리가 부러진 와중에도 '목발 투혼'을 벌이고, 바쁜 일정 탓에 이코노미석을 마다하지 않고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여왔다.

유치 활동에 나선 이후 최태원 회장과 SK그룹 CEO들이 직접 방문했거나, 국내외에서 면담한 나라만 180여개다. 사실상 BIE 회원국 전부를 만나 유치 활동을 벌인 셈이다. SK가 지금까지 가진 고위급 인사와의 개별 면담 횟수는 약 1100회에 달한다. 지난달에는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SK그룹 'CEO세미나'를 열고,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공간도 만들었다.

이재용 회장도 바쁜 경영 일정과 재판 속에서도 거의 매달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여왔다. 올해 1월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동행을 시작으로 일본과 중국·미국·프랑스·베트남·이집트·이스라엘·유럽·남태평양 도서국 등을 연이어 찾았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전담조직인 '부산엑스포유치지원TFT'를 꾸렸다. 또 직접 체코·슬로바키아·미국·인도네시아·UAE·프랑스·베트남·인도 등을 찾아 부산 지지를 요청했다.

구광모 회장도 주요 전략 국가를 대상으로 유치 교섭 활동을 진행했다. 미국과 캐나다, 아프리카, 폴란드 등을 찾아 부산엑스포 유치를 부탁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일본과 베트남 등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였다. 이외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도 부산 홍보전에 동참했다.

막판에는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신동빈 회장 등이 파리에 집결해 막판 대규모 유치전을 펼쳤다.

기업들은 엑스포 홍보에도 매진했다. 삼성은 지난 6월에 파리 오페라 극장의 대형 옥외광고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로고를 선보였고, 파리 국제공항에서 14개의 광고판을 통해 부산엑스포를 알리는 마케팅 활동을 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는 아트카, 엑스포 버스를 제작해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미국·인도 등 세계 주요 국가의 도시들을 누볐다.

업계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재계 총수들의 헌신과 성과는 적지 않았다"며 "민간 외교는 한국이 사우디를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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