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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 잡고 싶네"…신상 털리고 악성민원 폭탄 9급 공무원 숨진 채 발견

김포한강로 포트홀 보수 교통통제에 항의 빗발

[편집자주]

A 씨를 향한 비난 댓글(온라인 카페 갈무리)/뉴스1
A 씨를 향한 비난 댓글(온라인 카페 갈무리)/뉴스1

지역 온라인 카페에 개인정보가 노출되고, 악성민원에 시달리던 경기 김포시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6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40분께 서구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김포시 소속 9급 공무원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지난 2월29일 김포한강로에 발생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공사와 관련해 최근까지 항의 민원에 시달려 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시가 해당 보수 공사를 위해 도로 교통을 통제하자 차량 정체를 빚었고, 이에 불만을 품은 운전자들이 김포지역 인터넷 카페에 A 씨의 실명과 부서, 내선전화번호를 공개했다.

한 누리꾼은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A 씨) 멱살 잡고 싶네요" 등의 비방성 짙은 댓글을 달기도 했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로, A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카페 운영진은 "(A 씨에 대한) 신상털이와 마녀사냥식 댓글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게시물이나 댓글에 관해 잘 살펴보겠다"고 공지했다.

A 씨는 지난 4일 하루 종일 포트홀과 관련한 항의전화 응대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포시 관계자는 "원래도 A 씨의 부서가 항의 민원이 많은 부서인데 연휴가 끝난 4일에도 하루 종일 민원에 시달렸던 것으로 안다"며 "시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 씨의 사망과 민원 응대와의 인과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A 씨의 차량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이 발견하고 사인이 명확하다는 이유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의뢰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범죄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A 씨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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