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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민족동질성 '부정'은 내부 혼란 유발"…동독의 사례 보니

항일·반미 투쟁에서 '민족' 강조하며 체제 정당성 확보해 온 北 역사
"역사 및 전통에 뿌리를 둔 민족 부정은 주민 감정과 충돌할 것"

[편집자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월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월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최근 '민족동질성'을 부정하는 대남 전략을 세운 것이 오히려 내부적으로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원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미래연구실 연구위원은 9일 '구(舊) 동독 당국의 민족 개념 변화 시도와 대북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이슈브리프를 통해 "민족의 동질성 자체를 부정하려는 북한의 시도는 그간 주체의 민족관을 내세우며 '혈연 민족' 개념을 강조해 온 내부의 민족 담론에 많은 혼선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 체제의 기원과 정당성을 확보해 온 기존 민족 개념을 한 번에 소거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결국 민족의 동질성과 통일의 당위성을 부정하는 최근 북한의 두 국가론은 과거 동독의 경우처럼 북한 주민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항일 독립투쟁과 반미 제국주의 투쟁의 역사를 거치면서 체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지속해서 '민족' 개념과 '민족주의'를 통치 이념 차원으로 활용해 왔다.

이를테면 주체사상이 확립된 1970년대 언어·지역·경제생활을 강조한 스탈린의 민족 개념과 차별화하면서 민족 개념에 '혈통'을 추가했으며, 이후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한 1990년대 '우리식 사회주의'의 특수성과 우월성을 내세우기 위해 '조선민족제일주의'를 주창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 시기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특수성과 우월성을 내세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 공조를 강조하기 위해 민족 개념이 더욱 적극적으로 소환됐다"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 집권 이후 김일성 민족, 김정일 민족 개념을 내세우면서 남한과 북한의 민족 개념을 차별화하려는 시도들이 등장했다. 도입 후 번복됐지만 '평양표준시'를 적용하고, '우리민족제일주의'를 '우리국가제일주의'로 대체하는 흐름으로 북한의 독자적 주권성과 국가성을 강조하면서다.

김 연구위원은 독일 분단 시기 동독의 사례가 북한과 비슷하다면서 "동독은 체제 정당화 및 생존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민족(Nation) 개념의 변화를 시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949년 정권 출범 이후 동독은 하나의 독일 민족이 서독과 동독이라는 두 개의 국가를 건설했으며 민족사적 정통성은 동독 편에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면서 "그러나 빌리 브란트의 동방 정책이 추진되면서 수세에 처한 동독은 1971년 기존의 독일 민족 개념을 폐기하고 '두 민족론'으로 선회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역사와 전통에 뿌리를 둔 독일 민족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는 이러한 정치적 시도는 동독 주민들의 민족 감정과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부연했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더 이상 동족 관계·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다. 이후 김 총비서는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대한민국을 '제1적대국'으로 규정하고 통일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후 북한 당국은 매체나 기록물 등에서 '삼천리', '동족' 등 민족적 표현을 하나씩 지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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