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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겁내지 않는다"…푸틴, 대선 승리 연설서 자신감 피력(종합)

"반대 시위 처벌할 것"
나발니 죽음은 '슬픈 일'…"죄수교환 용의 있었다"

[편집자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선 5선에 성공한 뒤 모스크바 선거운동 본부에서 취재진을 만나 “오늘 특히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서 싸우는 전사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히고 있다. 2024.3.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선 5선에 성공한 뒤 모스크바 선거운동 본부에서 취재진을 만나 “오늘 특히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서 싸우는 전사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히고 있다. 2024.3.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실질적 경쟁자 없이 5선을 확정 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승리 연설에서 "러시아는 겁내지 않는다"며 향후 통치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과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선거운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분과 국민 모두의 지지와 신뢰에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을 의식한 듯 "누가 얼마나 우리를 위협하고 싶어 하든, 누가 얼마나 우리와 우리 의지, 우리 의식을 억압하고 싶어 하든 역사상 누구도 성공한 적이 없다"며 "그것은 통하지 않았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선순위가 우크라이나에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 과제를 해결하고 보다 강한 군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17일 사흘간 치러진 선거에서 개표가 약 80% 이뤄진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약 87.2%를 득표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높은 지지율이지만 실질적인 경쟁자가 없는 선거였기에 예견된 결과기도 했다.

AFP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난 이번 선거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한 계기로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선 5선에 성공한 뒤 모스크바 선거운동 본부에서 취재진을 만나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과적이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4.3.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선 5선에 성공한 뒤 모스크바 선거운동 본부에서 취재진을 만나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과적이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4.3.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반대 시위 처벌할 것"

이번 대선은 적지 않은 항의 시위 속에서 치러졌다. 대선 마지막 투표일인 17일에는 정오에 맞춰서 '푸틴에 저항하는 정오' 투표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달 옥중에서 사망한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이 시위에 동참했다.

투표 첫날 투표함에 염료를 붓거나 불을 지르는 사건도 있었다. 인권 단체 OVD-info에 따르면 러시아 대선을 둘러싼 시위로 인해 러시아 내 약 20개 도시에서 최소 80명이 구금됐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반대 시위가 선거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면서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등의 범죄 행위를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처벌을 예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선 5선에 성공한 뒤 모스크바 선거운동 본부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4.3.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대선 5선에 성공한 뒤 모스크바 선거운동 본부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2024.3.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나발니 죽음은 '슬픈 일'…"죄수 교환 용의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의 옥중 사망에 대해 '슬픈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나발니의 생전에 "서방 국가의 교정시설에 수감된 일부 사람들과 (나발니를) 교환하자는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일각에서 죄수 교환을 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을 때 나는 동의한다고 말했다"며 "죄수를 맞바꾸면서 그(나발니)가 러시아로 돌아오지 않도록, 그곳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한 가지 조건만 있으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져 버렸다"며 "이런 게 인생"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는 슬픈 일(sad event)"이라며 "하지만 교정 시설에서 사람이 죽는 건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이는 미국에서도 일어나는 일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AFP통신은 이날 모스크바 보리소프 묘지에 안장된 나발니의 무덤 앞에서 나발니의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들이 꽃 더미 위에 올라와 있었다고 전했다.

레지나(33)라는 유권자는 AFP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말하면 감옥에 가는 나라에 살고 있다"며 "이런 때에 와서 많은 사람을 보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민들이 나발니의 무덤에 헌화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민들이 나발니의 무덤에 헌화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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