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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만 됐던 '취약성 동맥경화', 스텐트 시술이 예방에 더 효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 연구 시작 10년 만에 성과
심혈관 사건 위험 8.5배↓…의학 학술지 '란셋'에 발표

[편집자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석좌교수, 박덕우·안정민 교수(오른쪽부터)가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하고 있다(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석좌교수, 박덕우·안정민 교수(오른쪽부터)가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하고 있다(서울아산병원 제공)

파열 위험이 높은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에게 예방 목적의 스텐트 시술을 하는 게 약물 치료보다 효과적이라는 임상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취약성 동맥경화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하기 전에는 동맥경화가 쌓이는 속도를 늦추는 약물치료가 유일한 치료법으로 거론돼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승정 석좌교수, 박덕우·안정민·강도윤 교수팀은 이같은 임상연구 결과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CC 2024)와 의학 분야 학술지 란셋(LANCET, I.F 168.9)에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취약성 동맥경화는 혈관 막의 두께가 얇고 염증이나 지질 성분도 쉽게 쌓여 갑작스런 파열 위험이 큰 편이다. 취약성 동맥경화가 파열되면 혈관 내 혈전이 생겨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 및 돌연사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15~2021년 한국, 일본, 대만, 뉴질랜드 4개국 15개 기관에서 혈관 내 영상장비를 이용해 취약성 동맥경화를 진단받은 환자 1606명을 무작위 배정해 약물치료를 한 집단 803명과 약물치료에 더해 예방적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집단 803명으로 나눠 치료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취약성 동맥경화 위치에 스텐트를 삽입해 혈액이 자유롭게 흐를 수 있도록 혈관을 넓힌다. 통상적으로 혈류 장애가 심한 중증 관상동맥 협착에서 시행되지만, 이번 연구는 중증의 혈류 장애가 없는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방적 스텐트 시술을 시행한 것이다.

치료 결과는 심장 원인에 의한 사망, 급성 심근경색, 재시술,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입원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을 평가했다. 그 결과 시술받은 환자군의 2년 후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은 0.4%로, 약물로만 치료받은 환자군의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 3.4%보다 발생 위험이 약 8.5배 더 낮았다.

평균 4.4년(최대 7.9년)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예방적 관상동맥 중재시술 집단의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은 6.5%로, 약물치료 집단의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 9.4%에 비해 발생 위험이 약 1.4배 더 낮았다.

동맥경화는 심한 경우 갑자기 파열돼 심근경색이나 급사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파열 위험이 높은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의 기본적인 치료는 약물치료가 유일했는데,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파열로 인한 심근경색의 발생을 막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덕우 교수는 "'취약성 동맥경화에 예방적으로 스텐트를 삽입해 파열을 방지하면 급성 심근경색 및 급사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취지로 2014년 연구를 시작했는데, 딱 10년 되는 해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승정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물치료와 예방적 관상동맥 중재시술 간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 차이를 비교한 세계 첫 연구"라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취약성 동맥경화 환자에게 적극적인 예방 치료를 시행해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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