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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에 '태양' 표현 자제한 북한, 김정은엔 '조선의 태양'

총련, 김정은에 '태양', '자애로운 어버이' 칭해
선대 의존 탈피해 '홀로서기'…"김정은 우상화 표현 빈도 증가"

[편집자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화성지구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이 지난 16일 성대히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가리키는 '태양절'의 이름을 바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향해선 '조선의 태양'이라고 칭하며 우상화를 이어가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김 총비서에게 보낸 감사 편지를 게재했다.

총련은 김 총비서가 김 주석의 생일 112돌을 기념해 장학금 3억370만 엔(27억 원)을 보내준 것에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 김 총비서를 '주체조선의 태양', '총련과 재일동포들의 자애로운 어버이'이라고 표현했다.

할아버지인 김 주석 생일을 가리키는 '태양절'이란 표현은 올해 거의 사라졌는데, 김 총비서를 향해선 태양이란 우상화 표현을 쓴 것으로 눈길을 끈다.

태양절이란 표현은 김 총비서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공식 명칭이다. 김 위원장은 1997년 7월 김 주석의 3년상을 마친 뒤 "수령님의 존함은 곧 태양"이라며 이전까지 '4·15절'로 불리던 김 주석 생일을 '태양절'로 격상시켰다.

하지만 북한 매체에선 올해 들어 태양절, 광명성절이란 단어가 거의 사라진 모습이다. 북한 매체는 최근 태양절 대신 '4월 명절', '4·15'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특히 김 주석 생일 관련 소식이 집중 보도된 13~15일 자 노동신문에서 태양절이란 표현은 15일 자 기사 한 건에서 부제와 본문에 한 차례씩만 사용됐다. 이 기간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게재된 선전물의 사진을 보더라도 김 주석 생일 축하 행사 및 선전 문구에 태양절이란 표현은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북한이 태양절의 이름을 '4·15'로 잠정 변경했으며, 이는 김 총비서가 김 주석 등 선대의 이미지에 의존하는 방식을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는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19년 3월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가리게) 된다"라며 선대에 대한 신비주의·우상화를 경계하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반면 자신에 대한 우상화 작업은 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난해 통일부는 김 주석에게만 쓰던 태양을 포함해 수령, 어버이 등 칭호를 김 총비서를 가리킬 때 사용하는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집권 초부터 선대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는 것을 부각해 왔으나 집권 10년이 넘어가며 권력을 장악하고 체제 유지에 자신감이 생기자 자신을 선대보다 더욱 내세우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12월 남북관계를 '두 개의 국가관계'로 새롭게 전환하는 등 선대의 통일원칙을 폐기하며 차별화된 통일·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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