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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서 충격받은 이재용…꾹 참은 눈물 뒤 '20년 선행' 드러났다

2003년 '호암상' 요셉의원 원장에게 직접 "방문하고 싶다"
참상 목격 후 기부 지속…'의사 선우경식' 책 통해 첫 공개

[편집자주]

2003년 6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상무·가운데)이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을 방문해 고(故) 선우경식 원장(오른쪽)의 안내를 받으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위즈덤하우스 제공)
2003년 6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상무·가운데)이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을 방문해 고(故) 선우경식 원장(오른쪽)의 안내를 받으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위즈덤하우스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여년간 쪽방촌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해 주는 요셉의원에 후원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 회장의 선행은 고(故) 선우경식 요셉의원 설립자의 삶을 다룬 책 '의사 선우경식'에 담겼다.

이 책에 따르면, 이 회장은 상무로 재직 중이던 2003년 6월 극비리에 요셉의원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선우경식 원장이 삼성 호암상을 받은 직후였다.

이 회장은 요셉의원을 방문하고 병원 시설을 둘러보며 설명을 들었다. 이에 선우 원장은 이왕 온 김에 병원이 위치한 쪽방촌까지 둘러볼 것을 제의했다.

선우 원장은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이 회장을 데리고 오줌 지린내가 진동하고 술병이 굴러다니는 쪽방촌으로 가서 요셉의원 단골 환자의 집을 방문했다. 집 안에는 술에 취해 잠든 남자와 얼마 전 요셉의원에서 맹장 수술을 받은 아주머니가 아이 둘을 데리고 누워 있었다.

이 낯선 광경에 이 회장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눈물은 애써 참았지만, 그는 입에서는 꾹꾹 눌렀던 신음이 가늘게 새어 나왔다.

쪽방촌 일대를 둘러본 그는 "이렇게 사는 분들을 처음 본 터라 충격이 커서 지금도 머릿속이 하얗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1000만 원이 든 봉투를 선우 원장에게 건넸다. 회사 공금이 아닌 사비였다.

2003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이 요셉의원을 방문해 시설 현황과 쪽방촌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위즈덤하우스 제공)
2003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왼쪽)이 요셉의원을 방문해 시설 현황과 쪽방촌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위즈덤하우스 제공)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다음 달부터 요셉의원에는 이 회장이 매월 보내는 일정액의 기부금이 전달됐다.

이 회장은 이후로도 평상복 차림으로 요셉의원을 찾았다. 또한, 사회공헌사업을 모색하며 그 과정에서 선우 원장과 함께 노숙자와 가난한 이들을 위한 '밥집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근처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삼성전자 본관으로 찾아가 반대 시위를 벌였다. 노숙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이 같은 일화는 이 책의 '쪽방촌 실상에 눈물을 삼킨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 편에 구체적으로 소개돼 있다. 이 회장은 물론 삼성전자도 이러한 일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한편,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평생 무료 진료를 해온 선우 원장은 급성 뇌경색과 위암으로 고생하면서도 마지막까지 환자를 위해 노력하다 2008년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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