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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여명 6개월 '악성 림프종' 새 치료법 등장…"생존율 향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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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의 고영일(왼쪽), 박창희 교수(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의 고영일(왼쪽), 박창희 교수(서울대병원 제공)

기대여명이 6개월에 그칠 만큼 치료 경과가 좋지 않던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새 치료법이 제시됐다.

고영일·박창희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한국 림프종 임상연구 콘소시움(CISL) 공동연구팀은 DLBCL 치료에 항암제 3종을 함께 쓰는 임상 2상시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DLBCL은 빠르게 진행하는 공격성 림프종이다. 악성 림프종의 절반 이상은 이 유형으로 알려졌다.

리툭시맙 등 항암제를 병용하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하는데, 환자 10명 중 4명은 1차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한다.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T세포)만을 채취해 암세포를 찾아내는 물질인 'CAR'을 장착해 유전자 변형을 거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CAR-T 치료법이 이런 환자들의 치료 경과를 개선해줬다.

그러나 여전히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DCBCL 환자는 정립된 표준 치료법이 없고 기대여명이 6개월에 그칠 만큼 예후가 나쁘다.

연구팀은 암세포만의 특정 단백질 표적항암제인 'BTK억제제'(성분명 아칼라브루티닙)와 다발성골수종 치료에 쓰이며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면역조절항암제 '레날리도마이드' 그리고 또 다른 표적항암제 '리툭시맙'을 병용하는 항암요법(R2A) 요법을 개발했다.

이후 이 요법을 66명의 환자에게 투약하고, 치료 반응을 추적 관찰하는 단일군 2상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평균적으로 약 9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54.5%로 집계됐다.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종양 크기가 감소하거나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치료 반응을 보였다는 의미다.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는 전체 환자 10명 중 3명꼴(31.8%)로 나타났다.

1년 무진행생존(PFS) 비율은 전체 환자의 33.1%로, 환자 3명 중 1명은 1년간 종양이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교수는 "BTK억제제 기반 항암치료는 CAR-T 치료에 실패한 재발·불응성 DLBCL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검증된 R2A요법을 최근 개발 중인 이중항체치료, CAR-T 치료와 병용한다면 생존율을 높이는 또 다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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