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왼쪽)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위해 국회의장실에 들어서고 있다. 2024.4.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22대 국회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5월 3일 나란히 선출을 앞둔 원내대표 경선에서 국민의힘은 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의원이 주요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친이재명계 박찬대 의원이 단독 입후보했다.

민주당 내부 경쟁이 치열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 역시 친이재명·강성 색채가 뚜렷한 후보들로 채워지며 향후 양당 갈등 조정 과정에서 타협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오는 3일 각각 22대 국회 초대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후보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르면 오는 29일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지명할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6~7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할 차기 당대표와도 유연하게 융화할 원내 사령탑 자리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내에선 4선을 달성한 김도읍·박대출 의원과 3선을 달성한 이철규·김성원·성일종·송언석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1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이 마감되지만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후보는 없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는 총선 참패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의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이유다. 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원내대표가) 저일 필요는 없다"면서도 "선수가 될지 조력자가 될지 당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혀 여지를 열어뒀다.

반면 민주당에선 '찐명'(진짜 이재명계) 박찬대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하며 사실상 임명을 결정지었다. 민주당은 3일 당선자 총회에서 찬반투표를 실시하는데, 박 의원이 과반 득표를 받으면 22대 국회 민주당 초대 원내대표로 임명된다.

박 의원 추대 과정에는 후보 간 물밑 '교통정리'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입후보가 유력했던 김민석·김성환·한병도·서영교·박주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원내대표 경선은 잡음과 경쟁 없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이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 내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원내대표 선거와 달리 국회의장 자리를 향한 경쟁은 치열하다. 국회의장은 통상 원내 제1당 내에서 선출한다. 민주당 내에서 도전 의사를 밝힌 후보는 6선을 달성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조정식 의원, 5선을 달성한 정성호·우원식 의원까지 4명이다.

경선 후보 모두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로 분류된다. 각 후보들이 국회의장으로서 중립성보다 당심과 민심을 강조하고 있어 당 안팎엔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민주당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는 추미애 전 장관은 출마 선언에서 "(국회의장이) 중립은 아니다"라고 밝혀 논란을 부추겼다.

법무부 장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강하게 대립각을 세운 추 전 장관이 22대 국회 의장으로 나설 경우 협치 대신 입법 독주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강성' 추 전 장관이 당내 세력화에 성공할지 미지수인 만큼 국회의장 당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