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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변압기 위 일회용 컵 수북, 1시간 걸려 치운 시민…"나름 국위선양"

[편집자주]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명동 길거리 변압기 위 수북하게 쌓인 일회용 컵들을 발견한 한 시민이 자진해서 홀로 청소해 박수받고 있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명동 길거리 창작물 치우면 처벌받으려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마치 예술 창작물을 무단으로 철거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글에는 '반전'이 있었다.

A 씨는 "서울 명동 다이소에 들렀는데 외국인들도 많은 다이소 앞 변압기에 시민들이 하나하나 모여서 손수 이런 예술작품을 만들어놨다"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마시다 만 음료가 담긴 일회용 컵들이 변압기 위에 잔뜩 쌓여 있었다. A 씨는 이 같은 쓰레기 더미를 보고 '예술 작품'이라고 비꼰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그는 "외국인들이 명물인 것처럼 사진 찍고 가더라"라며 "볼일을 보는데 1시간이 남길래 할 일이 없어서 하나하나 치워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먼저 A 씨는 바로 앞에 있는 하수구에 남은 음료를 흘려보낸 뒤, 변압기 위에 있던 쓰레기들을 바닥에 내려두고 일회용 컵과 컵 홀더 등을 하나씩 정리했다.

그는 "정말 더러웠다. 사람들이 먹은 것을 다 (바닥에) 내려놓고 분리했다"며 "근데 그렇게 치우는 거 보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또 올려두더라. 양심 뭐냐"고 분노했다.

이어 "착한 일 한다는 생각보다 국위선양 한다는 마음으로 1시간 정도 쓰니까 뿌듯했다"며 "사실 나도 어딜 가는 길이어서 나머지 쓰레기들은 정리만 하는 거로 마무리 지었다. 치우다 보니 1시간이 금방 갔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 씨의 청소 이후 변압기와 그 주변에는 쓰레기 하나 없는 깨끗한 상태로 변했다. A 씨는 처리한 쓰레기들 일부는 비닐봉지에 담고 컵은 쌓아서 변압기 뒤쪽에 모아뒀다.

그는 "사실 그냥 지나칠까 했는데 막상 하고 나니 뿌듯하다. BTS나 뉴진스만 한국을 알리는 게 아니다. 우리도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냐. 이런 거 보면 지나치지 말자"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29일 기준 4만4600회 이상 조회됐으며, 912개의 추천을 받는 등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진짜 고생 많았다. 버린 애들은 CCTV 설치해서 박제하고 싶다", "시간도 걸리고 별 이득도 없을 텐데 솔선수범해서 치우는 거 멋지다", "당신 같은 사람들 덕분에 대한민국이 살 만하다", "로또 1등 당첨되길", "복받을 거다" 등 A 씨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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