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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연구팀, 제약 혼합물 초박막 분리 기술 세계 첫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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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VD 기법을 통해 기상 화학 증착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고분자 박막.(KAIST 제공)/뉴스1
iCVD 기법을 통해 기상 화학 증착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고분자 박막.(KAIST 제공)/뉴스1

국내 연구진이 분자량 차이가 매우 작은 제약 혼합물을 높은 순도로 분리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유기용매 나노여과 분리막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임성갑 교수 연구팀이 기존에 분리하기 어려웠던 크기의 활성 제약 분자들을 매우 높은 선택도로 분리할 수 있는 초박막 분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분리막은 산업계 전반에 사용되는 유기용매들을 분리하는데 저에너지, 저탄소 해결법을 제공할 수 있어 비교적 짧은 상업화 역사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반도체, 재생합성연료(E-Fuel), 바이오 제약 분야 등 폭넓은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해수 담수화와 같은 전통적인 응용 분야를 뛰어넘어 분리막이 고부가가치의 화합물을 선택적으로 분리하기 위해서는 기존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적인 고분자 소재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고분자 박막 증착 기술로 기존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의 분리막을 제조하고, 이를 이용해 고부가가치의 제약 혼합물을 선택적으로 정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 증착법(iCVD)을 이용해 기존에 박막으로 만들기 어렵다고 알려진 유기 실록산 고분자를 초박막으로 합성하고 이를 이용한 것인데, 이 같은 새로운 접근 방식을 이용해 극도로 얇으면서도 다중으로 연결돼 있는 고분자 분리막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29나노미터(㎚, 1㎚=100억분의 1m) 두께의 분리막을 이용해 다양한 활성 제약 성분, 석유 화합물, 연료 분자 등이 속하는 크기인 분자량 150~350g/mol 범위에 존재하는 분자들을 정제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유기 물질이 섞여 있는 매우 복잡한 용매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이 기술은 기존 분리막의 수명과 분자 선택도를 뛰어넘는 분리막 성능을 입증해 산업계에 분리막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헤르페스 바이러스 치료에 사용되는 주요 활성 제약 성분(API)인 아시클로버, 발라시클로버와 같이 비슷한 모양 및 비슷한 크기(분자량)를 가진 분자들이 섞여 있을 때 매우 높은 순도로 아시클로버만 분리해낼 수 있음을 시연했다.

이번 연구는 분리막 기술을 이용해 기존 제약 제조 공정보다 더 값싸고 에너지 비용이 적은 방법으로 제약 물질을 정제할 수 있음을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고동연 교수는 "iCVD 방식을 사용한 초박막의 성공적인 제작은 불필요한 반응 없이 결함이 없고 고품질의 밀도 높은 고분자 분리막을 합성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ˮ이라며 "이전에 접근할 수 없었던 고분자 소재를 제공해 고성능 분리막의 정교한 설계를 촉진할 것ˮ 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지훈·최건우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난 3월 3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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